제주의 신선한 수산물
제주에 살고 있는 #후룩쥔장 입니다.
비양도에 계시는 해녀분 덕분에 돌문어를 먹게 되었어요. 지금이 돌문어 제철이라고 해요. 일년 내내 볼수 있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제철인 지금, 맛도 좋고 가격도 좋을 때라고 해요.
제주살이 하다보면 바닷가에서 이런저런 수산물을 어획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첫번째 입도때인 10년전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어요. 몇십년만에 온 가뭄이라 제주에 그야말로 비한방울 안 내린 날이 지속되는 엄청난 더위였죠. 제주시 산천단에선 어르신들이 모여 기우제를 지냈을 정도였어요.
저희 가족은 그 여름, 거의 매일 바닷가에서 놀았어요.
가장 좋아했고 가장 많이 갔던 곳이 월정리였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그렇게 붐비진 않은 곳이기도 했고 조금 한적한 저희만의 단골 장소가 있어 온종일 놀아도 사람이 별로 없던 곳이었어요. 스노쿨링을 끼고 바다밑을 보며 헤어치면 그야말로 천국같은 곳이었지요. 아직 어렸던 작은아이와 저는 모래밭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남편은 스노쿨링을 끼고 바위옆을 헤어쳐 다녔습니다.
우연히 바위 밑에서 깨진 항아리를 발견한 남편은 '이게 뭐지?'하며 들여다보다가 그 안에 들어가 있던 문어를 발견하게 돼요. 살아있는 문어를 바다에서 처음 본 남편은 처음에 겁이 나더래요. 용기를 내서 독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잡아당겼는데 이놈이 어찌나 힘이 세던지 빨판을 쫙 붙이곤 떨어지질 않더래요. 힘겨루기를 한후 겨우 끄집어 내었는데 물컹한 그 느낌에 흠칫하는 사이, 유유히 바닷속으로 첨벙하더니 그대로 모래틈 사이로 사라져 버렸답니다.
그때 이후로 문어는 시장이나 마트에서만 사먹었었는데요.
이번에 비양도에 계시는 분께서 마침 제철이라며 돌문어를 소개해주셨어요. 제주 서쪽, 섬속의 작은 섬 비양도의 해녀분들이 물때 맞춰 '해루질'이라고 동트기전 바위틈에서 잡아올린 문어를 배 타고 나와 건네주셨습니다.
문어는 한자로 글월문(文), 물고기어(魚)로 먹을 지니고 있는 점잖은 물고기란 뜻이 있다고 해요.
머리가 커서 똑똑하다고 여겨져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는 설도 있구요. 실제로 두뇌발달에 좋은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앗, 전 정말 많이 먹어야겠어요. 요즘 기억력이 형편없어졌어요..;;), 타우린이 풍부해 혈액순환과 원기회복에 좋다고 해요.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구요. 무엇보다 꼬들꼬들 식감과 맛이 좋지요.
저희는 잡자마자 급냉한 냉동으로 받아서 바로 해동하여 저녁에 숙회로 데쳐 먹었어요. 돌문어는 그동안 먹던 문어와 어떻게 다른가 하고 먹어보니 '히야~' 입에서 살살 녹아요. 꼬들거리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워요. 평소 문어는 질기다며 잘 안먹던 딸아이도 이 문어는 맛있다며 자알 먹더라구요. 크기도 적당해서 한마리 데쳤더니 남지도 않고 네식구 한끼로 다 먹었네요.
너무 맛있어서 육지에 계신 문어 좋아하시는 친정엄마께도 보내드리고 큰형님에게도 보내드렸어요. 직접 잡은 신선한 문어 먹기가 사실 힘든데 올해는 무척 운이 좋았네요. 제주와서 이런저런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곤 해요. 올 여름도 또 어떤 아이들과 만나게 될런지 기대가 됩니다.
� 돌문어 손질법
1. 오징어나 낙지처럼 머리부분을 뒤집어 내장을 끄집어 내어 버려주세요.
2. 밀가루 또는 굵은 소금으로 박박 문지른 후 3번이상 헹궈주세요.
3. 돌문어를 30분 이상 찬물에 담궈주세요.(바쁘시면 생략해도 무방해요. 이렇게 하면 좀더 쫄깃한 식감이 나옵니다.)
4. 씻은 문어의 다리를 상투 틀듯이 머리 위로 올린후 천천히 끓는 물에 담궈주세요. (문어를 예쁘게 삶는 노하우입니다.)
5. 15분 정도 삶으면 맛있는 문어 숙회가 완성됩니다. (삶을때 빙초산 한두방울을 넣으면 보다 쫄깃하면서 깨끗한 맛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