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아이들과 홈스쿨링 하는 25년 차 엄마와의 인터뷰
"How many children do you have?"
"I have 11 children."
"I have 7 Children."
"I have 5 children."
요즈음 내가 사는 곳에서 많은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엄마들을 자주 만난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사회는 저출산 국가가 되었다. 젊은 엄마들은 아이 낳기를, 또는 둘째 낳기를 겁내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부모 노릇 하기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이곳에서 만나는 엄마들은 한 집에 보통 네 명에서 여덟 명, 많게는 열한 명의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식비에 제일 많이 지출한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끔씩 그 많은 아이들을 모두 자신의 아이라고 소개하는 엄마를 만날 때면 순간 놀라게 되고, 같은 엄마로서 존경의 마음으로 고개부터 숙이게 된다.
한 친구가 있다. 첫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발레리나이자 현대 무용가였는데, 현재는 일곱 아이들의 엄마로 25년 넘게 홈스쿨링을 해오고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을 위한 창조적인 운동과 무용 수업을 하고 한 학기에 한 번씩 공연을 이끌고 있다.
나는 그녀의 부탁으로 세 달 동안 아이들이 인형을 만들고 인형극 준비하는 것을 도왔다. 지역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여덟 살에서 열두 살까지의 아이들과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이야기를 고르고, 인형을 만들고, 각기 역할을 정해 연습을 했다.
마침내 인형극 공연을 하는 날, 아이들의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동생까지 70여 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각자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들을 나누며 어른들은 친목을 다지고 아이들은 바깥에서 신나게 뛰어놀았다.
내가 늘 꿈꿔온 ‘협동 예술로 함께 사는 마을공동체’의 한 장면이었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녀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있어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홈스쿨링을 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뽑고 늘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녀가 삶을 바라보는 여유 있는 태도가 아이들의 교육에도 적용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녀의 남편은 내가 살고 있는 신시내티에 있는 가톨릭 몬테소리 학교의 교장이다. 16년 전 프리스쿨 한 반에서 시작해 지금은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200여 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학교이다.
나는 그녀에게 왜 남편이 교장 선생님인데 자녀들을 홈스쿨링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일곱 아이의 학비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아이들과 홈스쿨링 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하루는 길게 만나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더 해보았다.
* 어떻게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나요?
남편이 몬테소리 학교의 선생님이니까 당연히 우리 아이들은 몬테소리 학교에 다니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만나게 된 홈스쿨링 하는 가족의 일상생활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지요.
홈스쿨링을 하면서 아이들끼리 우애도 돈독해졌고 거의 모든 것들을 재미있게, 실제적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가족 간 소통과 공감의 기회도 많아졌고요.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즐거워요.
다른 홈스쿨링 가정과 함께 어울리는 것도 의미 있고요.
* 당신이 생각할 때 7~14세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이들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일생 동안 보고 자라게 될 부모이지요.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즐겁게 지내는 결혼생활, 안정과 마음의 평화, 사랑이 가정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형제자매는 당신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선물도 평생 함께할 수 있는 형제자매와는 비교할 수가 없지요.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은 항상 함께 놀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아이들의 자기중심적 성향을 누그러뜨립니다.
왜냐하면 차례를 기다리고 몫을 나누면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지요. 부모는 터울이 있는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거예요.
나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거라고 말하는 엄마들을 정말 많이 보았어요.
아이를 더 낳고 싶었지만 남편이 원하지 않아 포기한 게 아쉽다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젊은 가족들에게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새로운 생명에 늘 열려 있어라!
그러면 그 생명이 당신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 아이와 엄마가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이와 엄마의 건강한 관계는 아빠의 헌신과 도움을 바탕으로 해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은 항상 자신을 돌봐주는 엄마가 집에 있다는 것이에요.
아이의 마음속에 무의식적으로 굉장한 안정감과 평화를 심어 주지요.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라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컴퓨터, 전자 게임기, TV, 비디오 게임 등 ‘화면 보는 시간’을 없애고
자연에서 얻은 장난감과 예술 활동 시간으로 채우는 것이 좋아요.
밖에 나가 놀거나 매일 잠깐씩 산책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요.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 적부터 사춘기가 될 때까지 큰 소리로 책을 읽는 독특한 취미를 계속 해오면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함께 노래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아주 큰 기쁨이에요. 부모가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여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아주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될 거예요. 물론 그만한 노력과 힘을 들여야겠지요.
* 만 3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주변의 좋은 엄마들과 어울리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정기적으로 만나 가치관을 나누고, 차를 마시며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면 더욱 좋지요. 여자들에게 우정이란 아주 가치 있는 일이니까요!
* 행복한 가정생활을 꿈꾸는 가족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딱 한 가지를 꼽기는 어려우니까 이렇게 말할게요.
당신의 믿음을 성장시키고 실천하기, 결혼 생활에 헌신하기, 그리고 아이 한 명 더 낳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