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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코리 Nov 25. 2019

평일 저녁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

사람책을 계속 읽는 이유

2019년을 시작하며 뭔가 새롭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오픈한 원데이 클래스('The Second Brain')에서 사람들을 만났고, 나는 그분들의 이야기도 이미 충분히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확신했다.


지금 하셨던 이야기를 강연으로 해보시면 어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해본 적이 없어서 할 수 없다'고 했다. 나 역시 과거에 비슷한 회피 경험이 있었지만, 하고 나면 느껴지는 보람된 감정을 알기에 그것을 그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러니까 꼭 해봐야 해요.


4명의 발표자가 정해지고 나니, 그다음의 걱정은 온전히 내 몫이었다. 어렵게 설득하여 무대에 서게 만들었는데 참석자가 너무 적으면 발표자들이 원망할 것 같아 두려워 매일 노심초사하며 온갖 홍보와 낚시로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그렇게 시작된 '나는 사람책을 읽기로 했다'라는 번개는 2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진행되었고, 어느새 6회를 맞이했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 번개를 앞둔 지금. 그동안 오셨던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 '왜 사람책이 평일 저녁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인지를 정리해 본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


좋은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이미 충분히 많다. 세바시부터 가까운 도서관까지 들을 수 있는 강의가 서울 곳곳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저랑 같은 회사원이라고 하시니, 더 돌아보게 됩니다.


이미 TV에 출현하고 엄청난 커리어를 자랑하는 분들의 좋은 이야기는 때때로 교과서와 공자님의 말씀처럼 들리고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사람책에서 들은 이야기는 왠지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칭찬인지 먹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피드백이지만, 뭐 어떤가. 일단 좋다는데. ㅋㅋ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은 발표자


자신의 콘텐츠를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그 콘텐츠를 남에게 이야기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발표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아는 것을 점검하고, 이야기를 보강하는 과정에서 콘텐츠가 쌓인다. 발표하는 순간에는 그 쌓였던 콘텐츠가 자신의 경험으로 체화되며, 발표가 끝나는 순간에는 다음 기회에 대한 동기부여와 성공경험으로 만들어진 자신감이 장착된다. 발표자들 중 정말 어렵게 무대에 섰던 한분은 행사 이후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또 하고 싶으니까 혹시 기회가 있으면 연락 주세요.


ㅋㅋㅋ 이것이야말로 나누고 싶었던 바로 그 감정이 아닐까. 사람책은 청중과 발표자가 함께 윈윈 하는 최적의 시간이라 생각한다.



행복의 필수 요소, 제3의 공간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는 행복한 사람들을 위한 제3의 공간(The Third Place)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집과 일터 외에 또 다른 공간이 필요하며, 이 아지트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1. 격식과 서열이 없는 공간
2. 공간에서의 주요 행위는 대화
3. 공간으로의 쉬운 접근성과 자유로운 출입
4. 음식


사람책이 물리적인 공간은 아니지만 서로 편안하고 음식을 즐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싶었다. 이런 나의 마음이 통한 것일까. 매번 참석자의 70~80%가 치맥에 참여하며 밤늦게까지 열띤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나는 사람책이 나름의 '제3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나코리님. 이거 왜 하는 거예요?


지금도 한 번씩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잖아요'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이상의 대답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함께했던 분들이 좋은 의미를 더 만들어주긴 하셨지만, 이번에는 어떤 분들이 오실지, 발표자들의 이야기에서 어떤 동기부여를 받을지, 치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등을 기대하는 마음이 매번 더 큰 것 같다.  


그래서 사람책은 언제인가요?


그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멀리 돌아왔습니다. ㅋㅋㅋ 항상 그렇지만 자리가 여유롭지 않아요. 이번에도 좋은 분들을 많이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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