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인가?
얼마 전부터 집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낯선 공간에서의 첫날밤, 천장을 바라보며 뒤척이던 기억이 생생하다. 평소 같은 시간에 먹던 저녁이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고, 익숙한 침실이 아닌 곳에서는 잠이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몸의 리듬이 완전히 어긋난 버린 듯했다.
처음 사흘은 정말 힘들었다. 소화불량으로 속이 더부룩했고, 새벽까지 잠들지 못해 다음 날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내 몸이 이렇게나 예민했나 싶을 정도로 작은 변화에도 크게 반응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집'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안식처였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흘째부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공간의 구석구석이 익숙해지고, 처음엔 불편했던 침대와 베개도 내 몸에 맞춰지는 것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바라보는 창밖 풍경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았다. 어느새 이 공간에서의 나만의 일상 리듬을 찾아가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나는 완전히 이곳에 적응했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고,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신선함까지 즐기고 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절로 웃음이 나온다. 우리가 가진 적응력이 이렇게나 놀라운 것이었구나.
"내가 사는 곳이 바로 집이야"라고 말하던 누군가의 말이 이제야 진정으로 이해된다. 집은 단순히 내 소유의 건물이 아니라, 내가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며 안정감을 느끼는 모든 공간이었다. 오늘도 이 임시적인 거처에서 따뜻한 저녁을 먹으며, 어디든 내가 머무는 곳이 나의 집이 될 수 있다는 소박하지만 소중한 진실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