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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버 Sep 19. 2022

커먼앱은 나만 글 잘 써서 되는게 아니더라고

제 3자가 평가하는 나: 추천서 파해치기

> 추천서…? 도대체 왜 요구하는 거야


 “얘는 어떤 친구야?” 우리가 흔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이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묻는 말이다. 이미 이 사람을 잘 알고 함께 해본 사람의 대답을 통해서 어떠한 사람인지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 관계를 친구와 친구 사이에서 대학교와 고등학교로 확장해보자. “이 학생은 어떤 학생인가요?”라는 질문에 고등학교가 답변하는 방식이 바로 추천서, Recommendation Letter이다.


 커먼앱의 대다수 정보는 학생 스스로가 적어내게 된다. 칼리지 에세이부터 Extracurricular에 적혀있는 짤막한 활동 설명까지 학생의 주관적인 견해가 묻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자기가 진학하고 싶은 대학교에 제출하는 서류인 만큼 학생들이 어느 정도 “있어 보이게” 글을 작성한다는 것을 대학교 입학사정관들 또한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제삼자의 눈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 학생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을 것이다. 추천서는 이 학생이 과연 대학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훌륭한 학풍 만드는 데 기여를 할지, 그리고 수많은 다른 지원자들과 얼마나 차별점이 있는지 한눈에 알아보기 위한 수단이다.


 커먼앱의 경우 총 3개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학교 카운슬러가 작성하는 Counselor letter 1개 그리고 과목 선생님 두 분께 각각 한개씩이다. 카운슬러의 경우 사실 개인이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어떤 과목 선생님께 추천서를 부탁드릴지는 온전히 본인의 선택이다. 



> 어떤 선생님께 부탁해야 하지?


 많은 시니어 학생들을 고민하게 하는 질문이다. 나 역시 커먼앱을 준비하면서 어떤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해봤고 선배들에게도 조언을 구하기도 했었다. 두 분의 선생님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오히려 본인의 장점을 다방면적으로 부각할 기회이기도 하다. 추천서를 부탁드릴 선생님을 고르기 위해 내가 고려했던 몇 가지 요소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학업적 역량: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수업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등수를 받았는지 등의 성과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수업 시간 중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였는지, 기억에 남을만한 독특한 질문과 인사이트를 보여줬는지와 같은 태도적인 요소 모두 입학사정관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이다. 이 학생이 시험공부를 잘해서 성적만 잘받는 학생인지, 아니면 수업 시간에도 활발하고 역동적인 학업 분위기를 만드는 학생인지 이 추천서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인성과 품성: 본인의 personal trait (개인적인 특성)을 잘 아는 선생님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카데믹 상황을 벗어나서 내가 어떠한 학생인지 또한 입학사정관에게는 중요한 평가 요소이다. 기숙사 생활이 요구되는 미국 대학의 경우 이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학생을 당연히 선호하게 된다.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활동, 혹은 수업 중에 엿볼 수 있는 본인의 리더십 혹은 교우 관계 갈등 해결 경험을 잘 아는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것이 좋다.


전공 적합성: 본인이 대학교에서 추구하고 싶은 전공이 명확하다면 이를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 노력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를 가장 쉽고 명확하게 이루는 방법은 그 분야의 수업을 계속 수강해왔음을 보여주고 그 수업의 선생님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 조금 뜬금없는 고려사항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내가 부탁하고 싶은 선생님이 너무 많은 학생에게 부탁을 받았다면 다른 선생님을 고려해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선생님 중 이미 너무 많은 부탁을 받았다고 거절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받는 선생님도 있다. 이런 경우 학생마다 선생님께서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분할되기 때문에 좋은 퀄리티의 추천서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 


문과 vs 이과: 추천서를 통해 내가 관심 있는 분야 외에서도 훌륭한 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다. 문과적 소양을 지닌 학생이 이공계 계열의 선생님에게 추천서를 받거나 이공계열 학생이 영어 선생님께 추천서를 받는 것이 그 예시이다.


> 미리 미리 추천서 대비하기


이렇게 다양하게 나열해보았지만 정말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나를 정말  알고 아껴주는 선생님께 부탁드리자이다. 사실 선생님께서 추천서를 작성해주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충분히 거절할 수 있고 내키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포맷만 챙겨서 작성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생활하는 동안 personal level에서 친분을 가지고 교류하는 선생님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수업 중에 참여를 열심히 하고, 좋은 질문 하고, 선생님의 다양한 수업을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된다. 수업 외로 오피스아워 (Office hour)가 있는 학교의 경우 시간을 내서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 또한 도움 된다. 수업 시간의 경우 학습의 목적이 강하다 보니 수업 내용 이외의 것들을 얘기하기 힘들지만, 오피스아워의 경우 질문 외에도 본인의 관심사, 일상생활 등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본인을 선생님께 알릴 수 있다. 


또한 가능하면 미리 부탁드리는 것도 꼭 잊지 말자. 선생님들도 글을 쓰기에 앞서 어떤 내용으로 글을 작성할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학생에게 직접 brag sheet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는 매년 부탁받으시는 일상적인(?) 일이니 너무 부담받거나 쑥스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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