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 다가오면, 특히 크리스마스나 새해 같은 특별한 날에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고민에 잠기곤 합니다.
온전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가 부러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혹은 비어 있는 자리를 떠올리게 될까 염려되기도 하죠.
이혼 전에도 아이 아빠는 늘 일과 친구가 우선이었기에, 저와 아이는 단둘이 놀이공원이나 가까운 수영장에 가거나, 집 앞에서 계절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오감놀이를 하거나 함께 요리를 하며 소소하지만 즐거운 추억을 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혼 후, 아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가족들의 모습을 마주칠 때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이 앞서곤 했습니다. 혹시 아빠를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지는 않을까, 속상해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요리를 함께 준비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 보드게임이나 닌텐도 게임을 함께하며 웃고 떠드는 순간들은 우리 둘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12월 31일이 되면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TV 앞에 앉아 "3, 2, 1"을 외치고 제야의 종소리로 새해를 맞이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소원을 빌며 새 희망을 느꼈던 기억이 특별하게 남아 있죠.
그 특별한 추억을 아이와 함께 이어갔습니다. 아이와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축하하고 소원을 빌었고, 날이 밝으면 근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와 스파를 즐기며 하루를 만끽하곤 했습니다.
딸아이와 함께 보내는 이 시간들은 우리 둘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이혼 후 1년간 한 달에 한 번은 꼭 워터파크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같은 경험을 함께하며 스킨십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이가 더 깊어지고 돈독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년 1월 초, 가족 모임으로 양양을 찾았을 때 우연히 바다에서 해돋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푸르스름하던 바다가 붉게 물들며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는 아이의 가슴 벅찬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이후, 올해 새해에는 집 근처 산에 올라 더 가까운 곳에서 떠오르는 첫 해를 아이와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손을 모아 새해 소원을 빌던 딸의 말은 제 마음을 울리고 말았습니다.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살게 해 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비록 헤어졌지만, 아이에게 우리는 여전히 하나의 가족이었습니다.
같이 살 수는 없지만, 엄마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믿습니다. 부모가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이 아이에게 전해진다면 아이 역시 사랑과 안정감을 느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살지 않아도 부모로서의 역할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 특별한 날을 기념하며 쌓아가는 추억은 아이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주고, 그 안에서 아이는 더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것입니다.
그 작은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 소원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저는 오늘도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