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 현실 앞에 미안한 엄마

선택하는 삶의 지혜를 선물하다.

by 톡소다

제 딸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입니다.

그만큼 되고 싶은 꿈도 참 많습니다.

저는 딸이 돈을 많이 버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딸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즐거워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것이 생길 때마다 경험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배우는 과정에서 비용이 든다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지원해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아빠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지원하지 않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드는 비용은 저 혼자 감당해야 했습니다. 결국 딸과 함께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꾸준히 양육비를 지급하는 줄 알았기에, 갑작스러운 변화에 의아해하며 어려워했습니다.

"안 돼"라는 말만으로는 아이를 납득시키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반발심만 커졌습니다.

부모의 이혼을 알렸을 때와 같이 저는 감정을 배제하고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현재의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빠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 재산분할로 지급하기로 한 돈도 받지 못해 아빠의 월급 일부를 압류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딸은 마음이 아팠는지, 소리 내지 않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숨죽여 우는 딸을 보니 저 역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현재 이런 상황이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선택해야 해.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으니,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몇 가지를 골라보자."


제 말을 들은 딸은 자신만의 제안을 했습니다.
“수학은 지금 잘 따라가고 있어서 어렵지 않으니까, 방학 동안은 잠시 쉬고 겨울방학 기간에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요.”


딸의 말은 이치에 맞았습니다.

두 달 동안 수학학원을 쉬어도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걱정은 없었고, 긴 관점에서 봤을 때 그것이 아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해 온 딸에게 방학 동안 좋아하는 것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미안하고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선택하는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선택은 아이에게 중요한 삶의 기술을 가르쳐줍니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자원이나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배우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선택하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책임감 있게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다는 현실을 이해하며, 주어진 상황에서 행복을 찾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삶은 늘 선택의 연속입니다. 어떤 선택이든 결과와 책임이 따르며, 때로는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 꼭 아이를 위한 길은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선택의 과정을 통해 더 주체적이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아이에게 모든 것을 줄 수는 없지만, 선택을 통해 더 주체적이고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기회를 준다고요.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부모로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