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내가 잘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틀 전, 좋아하는 직장 동료 언니와 이야기를 했다.
승진 관련한 이야기였다.
사실 내가 그 언니보다 반기 더 빨리 입사해서 승진이 밀리지만 않았어도 올해 나는 차장 승진 대상자다. 아무튼 올해 그리고 내년에 승부수를 봐야 한다는 뜻인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으레 대상자면 승진시켜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 승진을 노린다고 해도 당장 올해부터 준비가 필요한데, 나는 무슨 준비를 했을까?
주력 대리점을 맡아서 지사의 capa증가에 영향을 미쳤을까?
담당하고 있는 지표 개선이 우수해서 정량적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기여했을까?
이 두 개도 아니면 나는 어떤 포지션으로 직장에서 임하고 있는 것일까?
승진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자격증이 있다고 했다.
내년에 승진대상자가 많은 만큼 0.5점이 승진의 유무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사람들 사이에선 나는 무엇을 하고 있던 것일까?
뒷자리 후배가, 나를 보면 회사에서의 성장보다 개인의 성장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사람 같다고 했다.
그 말이 뼈아팠으나 사실 틀린 것도 아니다.
비슷한 일 중에서 뭐 엄청난 퍼포먼스를 내는 게 아닌 이상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에 조금 덜 챙기고 조금 덜 회사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워커홀릭까지는 아니어도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건만 그마저도 아닌 게 돼버리니 스스로 작아졌다.
내년 승진 전에는 육아휴직에 들어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친정과 가까운 곳에 터를 잡은 것도 있었으나 이마저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느꼈다. 왜 바로 시도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을까?
업무 관련 나를 다지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올해는 보내야지 라는 생각이 적극성이 떨어져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들과 맞지 않는다고만 생각했지 맞추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싶다고, 왜 자신감 있게 말하지 못했을까? 왜 주변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했을까?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든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
설령 내가 임신을 하더라도 하나도 아쉬울 것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 것.
그저 내가 잘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