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라우니 Apr 14. 2021

못생겼는데 너무 맛있는 양곱창

반값으로 맛보는 맛있는 부산 서면 맛집

어딜가나 이 가격이라면..

양곱창이라고 하면 항상 비싸다는 인식이 박혀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항상 양곱창을 먹고 오면 지갑털렸다는 말을 하곤한다. 그래도 그맛을 알다보니 자주 즐겨찾는곳이 몇군데 정해져있긴 하지만 항상 비싼 가격때문에 망설이곤 했지만 이번엔 이야기가 달랐다.


부산 최고의 번화가 할수있는 서면 한복판에 양곱창집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곳이 다른곳에 비해 가격이 절반수준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다녀와보기로했다.




간판에서 부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훈훈한 간판때문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픈 시간쯤에 도착을 해서 북적거리거나 그렇진 않았다. 반짝거리는 샹들리에가 자리를 잡고 있고 오래된듯 낡은 분위기를 주기 위해서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것 같다.




지금 30~40대쯤 되는 분들이라면 익숙판 표지가 보였다. 호기심이 왕성했던 어린시절에 어떤내용인지 궁금해서 부모님 이름을 팔아먹고 빌려와서는 친구들이랑 돌려보곤 했던 기억이난다. 유독 찐한씬에서만 지직거리며 화질 저하가 일어나는 현상은 누구나 겪었을것 같다. 도대체 몇번이나 돌려봤길래..




평소에 알고 먹었던 양곱창에 얼마나 많은 거품이 있었는지 바로 알수있는 가격대였다. 물론 국내산인지 아닌지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수입이라 할지라도 정말 착한 가격이었다. 그램수도 많이 주기 때문에 다른곳보다 훨씬 푸짐한 양이다.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서면에서 비싼 가게세를 내가면서 다른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상에 음식을 제공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라는걸 알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요즘 같이 힘든시기에 다들 주머니 사정이 뻔할텐데 부담을 덜고 먹을수있는것 같아서 좋았다.




꼭 날을 맞춰서 간건 아니었지만 방문했던날은 나의 생일이었다. 그러니 가볍게 소맥한잔 말아먹을 생각에 한병씩 주문을 하고 시원하게 한잔 말고 시작했다.




새콤달콤한 소스에서는 시제품이 아닌 사장님 모친께서 직접 제조하시는 소스라고 했다. 소스하나에도 정성을 쏟아부으신것 같아서 나중에 곱창을 찍어서 먹으면 그맛이 어떨지 기대가 됐다.





곁들일수있는 찬은 심플하고 부추겉절이는 양념이 적당이 되어있는채로 나왔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구워서 먹으면 더 맛있을것 같아서 양곱창을 굽기전까지는 온전히 접시에 담아두기로 했다.




모듬양곱창 3인분

소의 부산물도 종류가 다양하고 먹을수 있는게 어느정도 제한적이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4가지 부위와 함께 감자,고구마,떡까지 포함이 되어있었다.




나오는 부위는 대창,염통,막창,벌양이 있고 달달한 과일 소스향과 후추의 알싸함이 살짝 느껴졌다.




양곱창을 굽기전에 달궈진 불판에 우선 기름칠을 먼저 해준다. 기름칠이 되지 않은 불판은 쉽게 눌러붙을수가 있을테니 사전에 미리 기름칠을 알아서 해주셨다.



기름기가 워낙 많은 음식이다보니 기름이 덜 튀게 하기 위해서 4면으로 철판을 세워놓았고, 접시에 담겨져있던 곱창을 올리자마자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바로 익어가기 시작한다.




꼬불꼬불 생긴것 못생겼지만 사람들은 이맛에 환장을 한다. 고기에서는 느낄수없는 꼬숩한 맛과 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입맛을 더 자극하는게 아닐까..




먹는 사람이 따로 손을 쓰지 않아도 직원분이 알아서 구워주시니까 편하게 먹기만 하면 된다.




SNS에 지글지글 소리까지 담아서 업로드하는건 이제 일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보기만해도 다들 군침을 흘리고 있을 모습이 상상된다.




고기와 다르게 웰던하게 익혀야 하기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이 조금 길긴 하지만 더 맛있는 양곱창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이정도 시간은 금새 흘러간다.




먹기좋게 손질까지 마무리를 해주시는 직원분의 손놀림은 예사롭지 않았다. 남포동쪽이나 다른 센터쪽에 가면 직화로 구워서 양념이 눌러붙어서 탄내가 진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여긴 그렇지 않아서 깔끔하고 좋았다. 때로는 탄맛이 느껴지는걸 즐길때도 있지만 그것도 가끔이지..




거의 다 익어갈쯤이 되면 정구지를 기름이 흘러내려가는곳에 올려준다. 뜨거운 열기에 은은하게 익어가면서 양곱창의 구수한 향이 정구지에 베어든다.




벌집처럼 생긴 벌양은 다른 곱창집에서는 본적이 없었기에 그맛이 기대가 된다.




질기지 않을까? 하고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서로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는게 딱지 처럼 붙어있어서 식감이 정말 오묘하다.




톡톡터지는 대창안에는 곱이 와르르 쏟아져나온다. 이걸 거둬내고 먹어야 건강에 좋다고들 하지만 매일 먹는 음식은 아니기에 기왕먹는거 좀 기름지면 어때.. 오늘 만큼은 맛있으면 장땡 아니겠는가.. 양념이 과하지 않고 달큰해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마성의 맛이었다. 다른 양곱창집에서 비싼돈주고 먹는것과 비교를 해봐도 그 퀄리티만큼은 부족하지 않았다.




떡이랑 감자에 양념이 베어있어서 별미였다. 아삭아삭한 양파와 쫄깃한 떡의 환상적인 조합은 양곱창을 먹는 동안 또 다른케미가 느껴진다.




전골 2인분

소주한잔할때 안주의 끝판대장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여기서는 보양전골이라고 부르고 있긴 하지만 곱창전골이다. 시금치가 아닌 참나물이 올려진 전골이라 더 인상적이다. 참나물의 향긋한 향이 국물에 속속 베어들어서 기름진맛을 잡아줄것 같다.




부글 부글 끓기 시작하면 나물을 국물에 푹 담궈주고 바짝 더 졸여준다.




건더기가 넉넉하게 들어있고 기름기가 좀 있긴 하지만 이맛에 또 이런전골을 먹는게 아니겠는가..



게장이 밥도둑이면 너는 술도둑이구나..

국물맛이 정말 미쳤다.. 라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조금 싱겁다 싶었는데 끓이면 끓일수록 걸쭉해지면서 더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육수에서 깊이 우러난 국물맛이 베어든 떡은 매콤사골떡볶이를 먹는 기분이다. 거기에 감칠맛까지 더해지니 마약같은 매력이 느껴진다.




전골은 또 다먹었다고 끝이 아니다. 여기에 볶음밥이 더해져야만이 끝을 보는것이지..




볶음밥 1인분

보통은 흰밥을 가져와서 볶아주기 마련인데 미리 양념과 재료들을 넣고 볶아놓은것을 가져와서 볶음밥을 만들어주신다. 1인분에 6,000원이긴 하지만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두개 시켰으면 남길뻔했다..;;




전골팬에 눌러붙게 잘 펴준다음 쌘불에서 2분정도 익혀주고 약불로 바꿔주면 과자같은 식감을 자랑하는 볶음밥이 완성된다.




중간중간에 박혀있는 곱창들이 더해지면 이루 말할수없는 최고의 볶음밥이 되는것이다. 이 순간만큼은 어떤 볶음밥도 이맛을 꺾을수 없을것 같다.


모처럼 맛있는 곱창을 제대로 먹었는데 초저가 전략을 노렸음에도 이렇게 훌륭한 퀄리티를 맛볼수있음에 다시한번 박수를 보낸다.


Place _ Busan in Seomyun

Photo and written by Crowny

Cam _ Canon 5D Mark IV , 50mm f1.2

Instagram : mat_didas (맛디다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