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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항상샬롬 Oct 03. 2023

"엄마, 엄마가 많이 아프대."라고 엄마한테 전화를

이런저런 이야기 186

엄마가 유방암으로 입원하신 지 20일이 지났다. 유방암 크기가 너무 커서 지금은 수술을 할 수가 없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크기를 줄여야 한다고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1차 항암을 했는데 두 가지 주사 중 한 가지는 잘 맞으셨는데 다른 하나는 부작용이 심해서 맞다가 중단을 했다.


엄마는 평소에도 혈관이 좁으셔서 주사를 맞거나 채혈을 할 때 힘들어하시는데 병원에 입원해서 이런저런 검사와 주사, 채혈등을 매일 하다 보니 너무너무 고통스러워하신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고 자주 말씀하신다.


엄마의 상태가 불안정하니 보호자가 며칠 있어야 한다고 해서 엄마 옆에 4일을 있었다. 4일째 새벽, 잠이 오지 않아서 담당 간호사님에게 엄마의 상태를 자세히 더 물어보았다. 여기저기 전이도 된 상태라는 말을 듣고 너무나 속상했다.


병원 건물 밖 1층으로 내려와서 하염없이 울었다. 엄마가 너무 불쌍해서.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리고 나도 모르게 엄마한테 전화를 걸 뻔했다.

"엄마, 엄마가 너무 많이 아프고 안 좋대. 어떡하지?"라고 말이다.


평소에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투정을 부리듯이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말을 하려고 한 것이었다.


나는 엄마대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또 한참을 울면서 통화를 했다. 남편은 통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이제 앞으로는 절대 울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고 말이다.


그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남편 말대로 내가, 가족들이 엄마 옆에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우리가 엄마를 살려야 하니까 말이다. 엄마가 암을 이겨내고 건강해지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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