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by 김효주

우울증을 겪고 있던 2010년대 중반이었어요.

TV를 켜든 SNS에 들어가든 서점에 가든 어딜 가나 추천도서로 떡하니 홍보되고 있던 책이 있었는데요. 바로 <미움받을 용기>랍니다. 여러 방송에서 연예인들까지 추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죠. 하지만 저는 읽지 않았어요. 왜냐구요? 하하하 어릴 때부터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몇 년 후 어느 날, 우울증 약을 타러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병원 곳곳에 <미움받을 용기>가 추천되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대체 무슨 내용인데 이렇게까지 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그제서야 생기더라고요. 바로 서점에 가서 구석에 틀어박혀 <미움받을 용기>를 읽기 시작했답니다.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은 문답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사람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질문을 아들러 심리학에 입각하여 대화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죠. 오랜 기간 철학을 공부하다 답답함을 느꼈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근원적 고민들을 해결했기 때문에 이런 책들을 써 내려가게 되었다고 해요.


그런데요, 솔직히 첫 날엔 <미움받을 용기>를 처음엔 완독하지 못했어요. 부끄럽지만 첫 번째 챕터를 읽고 책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소화가 안 되는 내용이 나와서 더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하지만! 그 부분을 되새김질하면서 결국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보겠다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자, 이제 <미움받을 용기>가 나오미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알려드릴게요.


첫째, 제가 우울증 환자라는 정체성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답니다. 문제의 첫 번째 챕터에서 청년은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 친구 이야기를 꺼내요. 자기가 보기엔 친구에게 변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 같은데 왜 바뀌지 않는지 궁금해하면서요. 이에 철학자는 대답합니다. 그는 자기가 바라는 바가 있고 그것이 지금의 삶에 충족되고 있다, 그래서 그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요. 갑자기 기분이 너무 나쁘더라고요. 책 속 철학자에게 제가 욕을 먹는 느낌이 들었죠. '나오미, 너 우울증 환자 행세하니까 좋지? 사람들이 다 이해해 주는 것 같고? 계속 괴롭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통과되니까 말이야. 그래서 네가 계속 우울증을 끝내기 싫은 거야.'


둘째, 우울증을 끝내겠다고 마음먹게 해주었어요. 서점에 다녀온 후 몇 개월을 고민했거든요. 정말 '내가 우울증을 즐기고 있는가?' 수없이 돌아보았죠. 결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어요. 우울 증상이 많이 좋아졌지만 끝내려 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원인을 끝없이 찾으며 지금 우울한 게 너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펼쳤고, 우울증 환자로서 누리고 있는 것들을 놓칠까 두려워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받아들이자 우울증을 끝내야겠다고 작정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셋째, 미움받을 용기를 내기로 했어요. 다른 사람의 만족을 위해 내 꿈을 포기한 것이 결정적으로 끊임없는 방황으로 밀어 넣었음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부모님이나 지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사랑받기 위해 포기해왔던 '나로 사는 삶'을 시작하기로 했답니다. 타인의 실망과 기쁨이 늘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책이 참 좋아해요. 책을 너무 많이 봐서 안경을 써야 할 정도로요. 그중에서 단 한 권을 고르라고 하면 <미움받을 용기>라고 말할 거예요. 왜냐하면 책을 읽은 후 제 삶이 그 이전과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랍니다.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은 당연히 발생한다는 것도 배웠고, 마찰로 인해 그들이 저를 미워한다고 해도 그건 그들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되니 마음도 무척 자유로워지더군요.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고, 그런 성향으로 인해 괴로운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행복의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랍니다.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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