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퇴근하며 벤츠를 본다.
자동차 벤츠 말고 벤츠의 로고를 본다는 말인데, 아주 크고 밝고 완벽한 동그라미인 압도적인, 로고를 매일 보면서 퇴근하는 것이다.
큰 도로 옆 건물에 붙어 있는 로고인데 아주 멀리서도 완벽하게 눈에 잘 띈다. 그 도로가 수 킬로미터 이상 직선으로 이어져 있고 언제나 막혀서 퇴근할 때면 거의 30분 정도 그 로고를 보게 된다. 눈의 띄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그 로고가 이 수많은 행렬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쩔 때 그 로고를 멍하니 보다가
나는 저곳으로 가는구나. 내가 갈 곳은 벤츠구나.
마치 최면에 걸린 것 같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혼자 쿡쿡 웃고는 감탄을 한다. 크기, 밝기, 위치(, 온도, 습도, 분위기)...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다. 훌륭한 마케팅이다. 당장 한 대 사고 말겠는걸!
웬걸. 매일 보다 보니
저건 '달'이구나. 갈 수 없는 곳이구나.
싶어 조금 우울해진다. 보지 않으려 해도 보이니 속만 쓰리다.
아, 또......
오늘도 벤츠를 보며 퇴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