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에 갔었대 그날
통보를 받았대
십 년이 조금 안 되는데 그게
두 박스가 좀 안 되더래
짐을 싣고 시동을 걸었는데
그전에 그래도 사순데 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를 않더래 아니
끊어지더래 채 두 번을 울리지 못했대
울음도 안 나대 아니 안 나더래
갈 데도 없고 모르겠고 모르겠는데
모르게 집으로 가고 있더래
근데 못 갔대
집에 엄마가 있어서
엄마가 있으니까
엄마 땜에
태종대에 갔대
주차장서부터 걸어서 올라서
전망대까지 가서 앉아서 바다만 보다가
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대
다음날에는 아침에 올라갔다가 앉았다가 보다가
집에 가서 찌개랑 밥을 먹었대
그렇게 일주일을 태종대에 갔었대
구두를 신은 사람은 자기밖에 없었대
그날 저녁을 먹다 엄마 나 관뒀어 했대
고등어 살을 손으로 떼내며 안다 엄마가
어떻게 알아
어떻게 몰라 엄마가
고등어 살을 잘 먹지도 않는 걸 자꾸 손으로 떼내며
엄마는
니가
혹시라도
니가
그러는데
고등어 한 마릴 다 먹었대
손으로 떼내는 족족 잘 먹지도 않던 걸
다음 날 날이 밝도록 해가 다 드는 방에서
잤대 꼼짝을 않고
그 길로
태종대를 안 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