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집 밖 한걸음부터
영국 런던 여행기
2024.04.02~2024.04.10
펜과 그림, 영화와 박물관, 책과 문구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미래의 나를 위해 기록합니다.
시작은 엽서 한 장이었다.
영국 리버풀에 교환학생을 간 동생이 엽서를 보내왔다. 같이 살던 동생을 벌써 4개월째 못 보고 있구나 싶어 그리워졌다. 동생은 이제야 겨우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내향적인 동생은 한국에서도 낯을 가리는데 아는 사람 한 명 없고 심지어 말도 통하지 않는 타지에서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었다.
---같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빨리 영국 여행을 가고 싶었다!!!!!!
영국에서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공부하고, 추적추적한 비를 맞으며 산책하고, 드라마를 보고, 차를 마시며 스콘을 먹고, 여유를 즐기는 여행을!!
그리고 출발했다. 내 생일은 4월 2일. 출국일도 4월 2일이다. 생일에 혼자, 처음으로, 해외행 비행기를 타보는 날이다. 다행히도 아시아나의 직항 항공으로 예약해 마음 놓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생일은 단 24시간뿐이다. 공항에는 비행 3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 인천공항까지는 편도로 약 2시간, 이후 비행은 13시간이다. 잠은 8시간 정도 자야 한다. 그러니까 내 생일은 비행기에서 보내는 하루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인천공항으로 출발! 리무진 버스를 타고 두 시간, 인천공항에 가서 세 시간을 혼자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 아찔하다. 휴대폰으로 sns만 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은데, 인천공항에 가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기고, 밥 한 끼를 먹고, 와이파이도시락을 수령하고, 여행 비상약을 구매해도 두 시간이나 남았다.
심심하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그때 만난 것은 한국 전통문화센터였다. 인사동에서 열 걸음에 한 번씩 만날 수 있는 한국 공예품(을 빙자한 관광상품)과 다르게, 좀 더 시간을 충분히 사용해 제작한 공예품의 향기가 났다.
궁중의 행사를 묘사한 그림을 인쇄한 나무 펜 트레이와 자개 장식을 이용한 펜트레이. 사진에는 담기지 않는 짜임새가 있는 듯했다.
디테일한 장식과 만듦새가 돋보이는 시계 시리즈. 기념품으로 하나 가지고 있다면 빈티지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실제 제품을 본다면 그 가격대인 이유가 실감이 난다.
스마트폰을 무선충전할 수 있는 기념품. 아이디어가 뛰어난 상품이라고 생각했다. 이 제품은 기존에도 상당히 유명했던 것 같다.
사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들이 이 제품들은 아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경복궁 등의 굿즈 사업에서 종종 보던 제품들이었고, 사실 반갑기는 했지만 새롭진 않았다. 하지만 체험은 다르지.
한국 전통문화 센터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나전 열쇠고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무료. 나전은 고급 공예라는 인상이 강한데,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다행히 가게에는 아무도 없었고, 체험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체험은 간단했다. 자리마다 준비되어 있는 태블릿을 통해 사용법을 간략하게 안내받고, 사전에 제공된 키트를 이용해 제작하면 된다. 나전칠기의 경우 준비되어 있는 열쇠고리에 접착마감재를 1차적으로 바르고, 자개 장식을 하나하나 붙여가며 원하는 무늬를 만들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시간이었다.
나무바늘로 하나하나 콕콕 찍어가며 무늬를 만들었다.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던 작업!
완성한 자개 열쇠고리.
패키지도 귀엽다. 작업하던 밑종이를 조립해 만들면 작은 보자기 같은 가방이 된다. 제작한 이후 약 2-30분 동안 말려야 하기 때문에, 이 포장지에 넣어서 가져가면 손상 없이 잘 말릴 수 있다.
자개 열쇠고리를 만들고 길을 꺼낸 순간.
멀리서 다가오는 수상한 무리
왕이 행사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메이징 인천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