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 왠지 눈물이 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담소네 공방이 부른 '친구'
매 졸업식마다 울리는 노래입니다. 졸업은 기뻐할 일인데 이상하게 슬퍼요. 다시는 오지 않을 날들이라고 생각하니까.
재고 따지고 걱정하는 일 없이 시답잖은 농담에 그저 웃을 수 있던 날들이 인생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저를 슬프게 만들어요.
좋은 일만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한 세월은 어쩔 수 없는 흔적을 남깁니다. 찰나의 좋았던 순간도 반짝임으로 남아 그 시절을 빛내요. 그게 사뭇 그리워져요.
앞길이 깜깜해요.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하면 거짓말 같아요. 솔직히 되는 게 없는 듯 느껴져요.
세상엔 왜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을까,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은 왜 고작 여기뿐일까, 드디어 졸업인데 왜 난 아직도 과거에 매여있을까. 전부 그런 일 투성입니다.
실패했던 경험들은, 열심히 그렇지 않다고 부정해 보지만, 이렇게 나를 옭아매요. 또 실패할 것 같아 두려워요. 이제 사랑은 내 것이 아닌 것만 같고—.
그립고 암울하고 외롭고 우울하고. 차라리 과거로 돌아가고픈 마음.
눈이 갓 쌓인 도로는 아직 아무도 밟지 않아 매끈합니다. 그 위를 달려요. 하늘은 아직 밝고 어느새 비로 바뀐 눈은 바닥을 질척하게 녹입니다. 눈인 줄 알고 맞던 내 얼굴에는 빗물이 타고 흐르고.
괜찮아요, 이건 영화 같은 순간이니까. 그 비 내리는 눈 오는 날엔 옆에 누군가가 있었어요. 비가 내린다고 소리 지르며 같이 깔깔대며 웃어주던 누군가가. 젖는 걸 피하려 숨 가쁘게 달려대던 누군가가.
이곳이 세트장이고 나는 배우라, 이 장면이 영원히 남았으면 좋겠을 만큼 영화 같은 순간. 그런 순간들이 삶의 필름에 간간히 껴 있어서 숨을 쉬어요. 아직 가볍지는 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