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시 참여 작가를 만나다!
1편과 이어집니다
작가 모집부터 작가들과 조율해야 하는 모든 업무, 또 공지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주요 소통 창구는 오픈채팅방으로 작가들의 문의사항이나 전시 방향에 대한 공지를 하고, 작가 문의나 새로운 의견이 있다면 기획 팀원들과 나누는 일을 했다. 한마디로 작가와 기획단원을 사이에 징검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은 쉽지 않았다. 새로운 제안이나 예상치 못했던 문의가 들어와 기획단원들에게 SOS를 치기도 했고, 갑자기 돌발상황이 발생해 그걸 해결하느라 밤에도 노트북을 붙잡고 있기도 했다. 잘 진행하는 것보다 잘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실감하게 되었다. 전시 기간이 다가올수록 식은땀이 나는 에피소드들이 점점 많아졌다.
문제 해결을 하는 와중에 모두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것인데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했다. 그 사이에서 목적은 확실히 전달하면서 쿠션언어와 같이 부드러운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시도했다. 가뜩이나 타인과 말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성격인데, 제안에 거절을 하고 다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니. 작가와 기획자와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적으로 몇 배는 힘들게 와닿았다. 힘든 만큼 더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운영팀에서 또 처음 도전한 일이 있는데, 바로 <속, 보이다> 전시 서문을 작성한 것이다. 글을 쓰는 것만큼은 자신 있고 또 글로 콘텐츠를 소개하는 작업을 좋아하기에 하고 싶은 업무였다. 서문은 전시의 첫인상을 만들고 관람객이 전시를 이해하고 몰입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단순한 안내문을 넘어서서 전시 방향성과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수정에 수정을 거쳐 작성했다.
우리가 만든 전시가 어떤 전시인지 주제와 목적,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했다.
초반 수장고의 물질적인 개념설명에서 벗어나 추상적인 개념만 가져가기로 했다. 초반 메인 문구인 "수장고는 소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다"에서 "모든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내면의 수장고가 있습니다"로 수정되었다.
본격적인 전시 서문을 작성할 때, 작가와 관객 모두 포함하기보다 작가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시의 주제를 명확히 전달하기에 좋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모든 작가는 그들만의 수장고를 가지고 있다"로 전시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으로 작성했다.
또한 작가 내면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전시인만큼 작가의 이야기도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가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덕질과 인터뷰를 하면서 얼마나 깊게 그 사람을 아는지가 일에 있어서 큰 시너지를 줄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전시 작가 모집 때 받았던 자기소개와 작가 노트, 작품 설명 등을 정독하며 작가를 알아갔다. 어떤 주제를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고, 주로 쓰는 회화 방식이나 표현방법을 알아갔다. 그들이 진솔하게 써 내려간 글이나 그림의 표현에서 어떤 작가인지를 넘어서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그들의 작품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들을 알아간다는 건 각각의 새로운 세계와 철학을 만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획자가 그 누구보다 작가를 잘 알아야 관객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전시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있다.
아쉽게도 전시 서문에는 작가 소개가 포함되지 않았다. 전시의 주제와 기획의도, 기획존 설명이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되었다. 이곳에서 <속, 보이다>를 빛내주었던 7인의 청년작가들을 소개하겠다.
내면의 세상을 순수한 어린아이와 동물로 표현한 김혜진 작가,
동심과 순수성을 젤리에 담아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김지은 작가,
현실과 개념세계의 관계를 탐구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최한결 작가,
자연의 편안함과 일상의 아늑함으로 더 나은 내일을 그리는 문우주 작가,
인간 내면의 에고와 영혼을 직관적으로 포착해내고자 하는 천지용 작가,
사유로 만들어진 감정의 조각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윤영우 작가,
인간의 불완전함을 희망이란 풍경으로 전하고 싶은 임하연 작가.
후즈아트의 주요 정신은 "예술을 통한 연결로 성장"이다. 이를 우리의 정체성으로 하여 <속, 보이다>에 함께 최종 선정된 작가들과 작가OT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치를 했을 때도 단원들의 전시 경험에서도 전시 진행 시 작가OT는 대부분 진행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같은 전시 공간에서 함께 작품을 거는데 얼굴도, 누군지도 모른 채 전시를 할 수 없었다.
이번 OT로 청년 작가들과의 연결이 이루어지는 기회가 되었음 했다. 타 대학교 또는 동시대 작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살고 있나,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나. 예술가들이 인사이트를 얻고 영감이 되기를 바랬다. 영감을 받는 것, 좋아하는 예술 등의 질문을 준비했다. 질문 이상의 이야기들이 오가고 인체에서 영감을 얻는 등 작가들과의 공통점이 있어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OT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획 운영진과 작가진과의 의견 합의였다. 초반 전시 기획은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작가의 작품과 작가의 소장품 등을 함께 디피하는 방식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작가들은 이 기획이 전시 방향성과 다르고 구성이 다소 어수선할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획자, 작가 어느 하나를 위한 전시가 아니었기에 합의가 필요했다. 결국 회의를 거쳐 작가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해 작품만 우선 보여주고, 기획자들이 구상한 기획존은 따로 마련하기로 했다.
전시서문과 리플릿 등이 완성되고 OT를 통해 작가들과 소통하여 전시 기획 구성이 잡혔다. 이제 전시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약 한 달. 다음 편에서는 그 기간 동안 전시 기획존 세부 기획과 전시 설치, 전시 진행 과정을 소개하겠다.
>> 다음편에 전시 설치 과정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