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바위에 뜬 별 2부 제 1화 서두부분
(글을 먼저 쓰고 그림은 나중에 글내용대로 인공지능이용 완성,그러나 글내용은 전면 강화유리인데 인공지능은 지시대로그리지 않았음 )
출입문은 건물의 세월만큼이나 낡은 강화유리도어였다.
‘왕비다방’이라 새겨진 음각 시트지는 한때 자주색이었겠지만,
이제는 가장자리에만 남아 희미한 얼룩처럼 유리에 붙어 있었다.
얼핏 보면 ‘다’ 자 글자의 의 디귿에서 한 획이 떨어져 나가 ‘왕비나방’으로 읽혔다.
그 이상한 이름 때문에 뜨내기 손님들은 종종 “왕비나방에 들렀다 가자”라며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이 다방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농담을 결코 웃어넘기지 못했다.
그들은 오히려 낯선 이들의 가벼운 웃음에 눈살을 찌푸리거나, 자기 공간을 침범당한 사람처럼 그쪽을 향하여 냉랭한 시선을 던지곤 했다.
유리문 하단에는 발로 차여 생긴 흠집이 몇 개 있었다.
사람들이 급히 드나들며 남긴 흔적이었다.
문 손잡이는 둥근 황동이었고, 손끝에 닳아 반들거렸다.
아침 햇살이 비치면 그 표면에서 금빛이 번졌다.
문 위에는 작은 청동 종이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 그 문을 밀면,
세월의 때가 녹처럼 스민 청동 종이 맑은 울림을 냈다.
모양은 낡고 표면은 군데군데 부식되어 있었지만,
그 소리만큼은 한결같이 깨끗했다.
가끔 별다른 일 없이 드나드는 이가 있어도
번번이 울리는 그 맑은 종소리 때문에
누구 하나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낡은 벽지와 오래된 의자, 그리고 피곤에 젖은 장사꾼들이 자리를 지켜도,
그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실내에는 막 배달된 아침의 맑은 기운이 번져갔다.
유리문 안쪽에는 희미한 무늬의 레이스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밤이 오면 골목의 네온빛이 유리 위를 스치며
비틀린 글자, ‘왕비나방’을 더욱 선명하게 비춰냈다.
붉은빛과 노란빛이 엇갈려 흔들릴 때마다
그 빛들은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 다방이 견뎌온 세월을 보여주는 듯했다.
유리에는 바깥에서 묻은 먼지와
안쪽에서 남은 손자국이 얇게 뒤섞여 있었다.
그 흔적들은 골목을 오가던 사람들의 삶처럼
서로 닿을 듯 말 듯 겹쳐 있었다.
밖에서는 시장의 소란이 밀려오고,
안에서는 커피 향과 낮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세상은 늘 서로 다른 속도로 흘러갔다.
왕비다방의 유리 문은 이미 단순한 출입구가 아니었다.
그건 이 골목의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 막이었다.
글자는 비틀렸지만, 그 문을 여닫는 주인 여인의 품격만큼은 한 번도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노점상들에게 그 문은 언제나 ‘왕비다방’이었다.
비틀린 글자 따위로는 바꿔 부를 수 없는,
한 사람의 인격이 머물고 있는 문이었다.
그리고 그 문을 수없이 여밀고 지나간 노점상들의 성실한 하루와
정직한 땀이 묻어 있는 문이기도 하였다.
* 제가 연재중인 소설 1부를 끝내고 2부를 시작할 즈음에
정윤선생님의 사진보고 묘사하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로맨틱 하우스를 쓰고 난뒤, 어느정도 사실적으로 쓰는 감을 잡게 되었지요.
그래서 본래 2부 1화는 위내용과 다른 내용이었는데 사건의 중심이 왕비다방이라서, 1화 시작을 왕비다방 출입문에 대한 묘사로 바꾸었습니다.
문이란 것이 주는 여러 복합적인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우리가 무심코 여닫는 문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양해부탁드리는 말씀은 이 글은 한시간에 걸쳐 작성된것이아니라 20분정도만에 쓰고 약 한시간 정도 수정 작업을 거쳤습니다.(맞춤법 정리는 하지않앗음)
어쨋든 소설 초고 앞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렇게 고칠수있게 된 것은 제 개인적으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듭니다.
정윤 선생님과 모임의 동료 작가님들 덕분입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