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독일이 낳은 대문호다. 괴테는 이미 25살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써 전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나폴레옹도 여러번 읽고 그를 만나고자 했다. 괴테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할 정도로 그는 널리 알려져 있다. 괴테는 174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
프랑크푸르트 중심에 마인강이 흐른다. 마인강변에 독일이 자랑하는 <슈테델 박물관>이 있다. 미술관인데 박물관으로 부른다. 이렇게 미술관을 박물관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사업가이자 은행가였던 프리드리히 슈테델이 1815년에 세운 박물관이다. 그는 전 재산과 미술품을 이 박물관에 기증했다.
프랑크푸르트와 마인강(사진 : ⓒ손선홍)
슈테델 뮤지움( 사진 : ⓒ 손선홍)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대형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괴테가 여행용 망토를 입고 로마 유적지에 앉아 있는 그림 <로마 평원에서의 괴테>이다. 그런데 괴테가 로마 유적에 앉아 있는 그림은 어떻게 제작되었을까? 화가가 로마 유적지에 앉아있는 괴테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렸을까? …
실제 괴테는 2년 가까이 로마와 이탈리아 여러 도시를 여행했다. 그는 여행후 『이탈리아 기행』에 여행에 관한 자세한내용을 담았다. 1786년 9월 3일 새벽 3시에 휴양 차 머물던 칼스바트에서 몰래 빠져나와 이탈리아 여행에 나선 것이다. 괴테는 뮌헨, 인스부르크의 브렌너 파스를 넘어 트리엔트, 베로나, 베니스 등 여러 도시를 거쳐 그해 10월 말에 로마에 도착했다.
괴테는 로마에서 독일인 화가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을 만난다. 티슈바인은 에른스트 고타 공작의 지원으로 로마에 유학 중이었다. 괴테는 편지 자주 주고받을 정도로 티슈바인을 잘 알고 있었다.
괴테는 티슈바인과 함께 나폴리와 폼페이 등 여러 곳을 다녔고 베수비오 산도 등산했다. 티슈바인은 25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하여 유명인이 된 괴테의 로마 방문을 그림으로 남기고자 했다. 그는 괴테와 여러 달 동안 함께 지냈다. 1786년 말에 밑그림을 그렸고, 다음해인 1787년에 괴테 그림을 완성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그림은 이탈리아에 남아 있었다. 50여 년 후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유명 금융가 마이어 암셸 로트실트의 후손이 이 그림을 구입했다. 유대인인 로트실트는 금융업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로트실트의 며느리는 더 많은 이들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집에 걸어 두었던 이 그림을 1878년에 슈테델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렇게 하여 프랑크푸르트의 아들 괴테가 제자리에 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