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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Sep 02. 2019

완벽주의의 함정

<마음가면> 브레네 브라운



약육강식의 패러다임 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지. 나는 그랬다. 승자와 패자,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 사느냐 죽느냐, 밟느냐 밟히느냐. 그것이 문제인 세상. 힘겨루기의 세상에서 힘을 빼는 것은 나약함의 상징이다. 나약한 패배자는 밟혀서 살아남지 못한다.


살아남기 위해선 완벽해야만 한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완벽한 외모를 갖춘다면 밟힐 가능성이 줄어든다.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강박적으로 감추고, 속임수를 터득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마음가면'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이런 완벽주의가 완성도를 높이는 건전한 성취와 성장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떻게 해야 내가 발전할까'가 아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에 중심을 두기 때문이다. 수치심을 느끼거나 비판을 받을 때 '내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상황은 쉽게 납득되지만 결국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게 될 뿐이다.


완벽주의가 자기 파괴적인 이유는 세상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이란 엉터리다. 불완전하고, 취약하며, 종잡을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살아남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르다." 이 책은 약육강식의 세상 속에서 살아남지 않고, 이어짐과 신뢰의 세상 속에서 '살기' 위해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취약성'에 대한 책이다.




| 벌거벗은 느낌 |

왜 우리는 '취약성'을 부정하고, 완벽주의의 방어막을 세우려고 할까. '벌거벗은 느낌' 때문이다. 수치스럽다. 내 작품을 공개할 때, 어려운 도움을 요청할 때, 거절당할 줄 알면서도 짝사랑을 고백할 때의 두려움이란. 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입더라도 감정을 드러내야만 사랑은 시작된다. 밑바닥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상대의 밑바닥을 보듬을 수 있을 때 사랑은 비로소 진가를 드러낸다. 핵심은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가'가 아니라 '우리가 취약성을 얼마나 인정하는 가'다. 취약성은 나약함과 다르다. 브레네 브라운이 좋아하는 격언처럼, "어둠을 탐색할 용기가 있어야 우리가 가진 빛의 무한한 힘을 발견할 수 있다"



| 대담하게 뛰어들기 |

완벽주의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먼저 삶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취약함 또한 아름답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얼굴에 흙먼지와 땀과 피를 잔뜩 묻히더라도 가치를 위해 온몸을 던지는 경기장의 투사처럼 담대한 마음으로 뛰어드는 것. 일상 속에 촘촘히 박혀 있는 불확실성과 수치심에서 자유롭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담하게 뛰어들기 Daring Greatly'다.



| 이어짐과 신뢰의 세상 |

승리 아니면 패배라는 전투적인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취약성을 끌어안을 수 있는 신뢰의 관계가 필요하다. 솔직하게 약한 면을 보여도 괜찮다는 믿음 속에서 사람은 이어진다. 지나치게 많은 걸 털어놓는다든가, 고해성사를 한다든가, 무차별적인 노출이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이어짐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주고, 서로의 말을 들어주고, 서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줄 때 생기는 에너지다."



벌거벗은 꿈을 종종 꾸곤 했다. 아마도 무의식에 있는 수치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꿈을 꾸지 않는 걸 보면 조금은 나아졌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여전히 어렵다. 취약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매일 아주 큰 숨을 들이마신다. 벌거벗은 모습마저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관계와 세상은 조금씩 궤도를 옮겨간다.



"모든 것에는 빈틈이 있어요.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죠."

There’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 레너드 코헨의 노래 <앤섬 Anthem>의 노랫말 중




마음가면

브레네 브라운


목차

Chapter 0 : 나는 이렇게 삶에 뛰어들었다

Chapter 1 : 네가 부족해서 그래

Chapter 2  : 취약성,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

Chapter 3 : 용기 내어 수치심 들여다보기

Chapter 4 : 숨을 못 쉬게 하는 마음의 갑옷

Chapter 5 : 현실과 이상의 간극 의식하기

Chapter 6 : 대담하게 뛰어드는 리더가 되려면

Chapter 7 : 내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되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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