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린 집에서 아버지와 언성이 높아졌다. 아버지의 눈은 무섭다. 목소리는 크게 울린다. 마치 사람이 아닌 것처럼 입을 벙긋거리고, 무슨 들개마냥 무서울 때가 있다. 성인이 된 나를 때리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나를 붙들고 있어서 아버지가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쳐다보면 나는 그 채로 뚫린 몸이 된다. 다리는 움직이지 않고, 손은 차갑게 식어서 벌벌 떨고 있다. 물러나기 싫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이미 울고 있다. 그런 내가 너무 싫었다. 피멍 같은 게 들었다. 엄마는 너와 함께 사는 집으로 나를 데려다줬다.
익숙한 문을 열고 들어오니 너가 보인다. 그냥 또 싸우다가 울었다고 했다. 너는 나를 알아서, 그래서 내 오늘이 너에게 부담을 주면 나는 또 힘들어서, 어쨌든 나는 이미 약간 8자를 하고 있는 너의 눈썹을 보고 좀 웃음이 났다. 너는 우리 아빠 욕을 찰지게도 잘했다. 핸드폰이 왜 그러냐고 해서 그냥 그랬다고 했다. 이거 요즘 그래서 다들 리퍼받지 않냐구. 그래, 그럼 저녁은 뭐 먹지? 술이랑 먹자. 나가자. 나가서 얘기하자.
오늘도 나는 돌아서 돌아서 너에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