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당신은
일을 다 끝내지 않고 뉴질랜드 행 비행기를 탔다. 나는 항상 무언가를 다 마무리 짓지 않은 채로 옮겨다닌다. 사람이든, 일이든, 공간이든, 감정이든.. 어쩌면 마무리라는 게 단절은 아닌데도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일은 어렵다. 말을 다 끝내지 않는 버릇도 여전하고, 무언가의 잔여물들을 여기저기 끌고 다니는 기분이다. 생각보다 담백하지 않고, 생각보다 깔끔하지 않고, 생각보다 절제를 모르고, 생각보다 어른스럽지 못하다. 언제쯤 어른스러워지는지 모를 일이지만, 일부러라도 어른스럽다더라-하는 옵션들을 달고 다니는 게 더 나은가 싶을 때도 있다.
나는 알고보면, 에서 이 알고보면이 너무 오래걸리는 사람. 어쩌면, 알고보면 나는 반드시 꼭 실망시킬거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당신을 안다고 생각하기까지 매우 오랜시간이 걸리는 사람이고, 언젠가 당신을 안전하다고 느낄 즈음에 당신에게 상처를 줄지 모르는 일이다.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제야 안전하다고 느끼게 된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버리면 어쩌나. 아직도 그 말이 다시 생각난다. 언니는 다른 사람들 위하는 게 첫번째인 사람 같지만 사실은 언니만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고. 그래, 맞지맞지. 내가 나를 제일 위한다는데 그게 뭐 잘못됐을까? 왜 나는 그렇게 미안했을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을 위한 내 진심이 기만은 아닌데, 그만큼으로는 어려울까? 하지만 너의 말은 항상 맞다.
균형은 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불편하게 할까. 나는 왜 이렇게 끝도없이 균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을까? 오히려 자꾸만 균형이라고는 없는 나를 들킬까 싶어 아닌 척 도망가는 모습만 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