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iF~
결혼과 출산 후 시작된 전업 주부의 일상은 평범했다. 육아와 살림 그리고 친한 엄마들과의 커피 한잔과 맛집 투어와 수다는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2019년 말부터 남편이 하던 일에 암울한 기운이 덮치면서 나의 일상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경제적인 불안감은 나로 하여금 10년 경력단절을 접고 일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시간제 근무로 나름 바쁘게 부지런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공허하고 답답한 마음 또한 커져만 갔다. 나에게 무엇인가가 필요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고 그 공허함을 떨치려고 인터넷 쇼핑에 몰입하면서 택배들이 수시로 날아왔으며, tv나 유튜브에 빠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가 참 한심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를 보다가 '마음치유 별자리 수업'이라는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이 강의를 찾아서 들으면서 내 일상에도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알았다. 나라는 사람은 배움 속에서 안정감을, 쭈글쭈글해진 자존감의 주름을 펴고 싶어 했다는 것을....... 지금 나는 즐거운 배움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나는 나의 삶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20대에는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만 했고, 30대에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의 삶을 충실하게 살았기에 현실적으로 나를 들여다보는 게 그다지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아마 배움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여전히 내가 없는 공허한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의 여파가 경제적으로 조금 힘듦을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나를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성숙함을 안겨 다 준 것 같다.
여러 배움과 조언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는 나의 세계관은 무엇인지 찾고 싶어졌다. '세계관이 잡혀야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온전히 빠져들면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공감이 되었다.
고민 속에 있을 때 ‘가정법 iF’가 마음속으로 쑥 들어왔다. 나에게 iF란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는 후회로서의 iF를 많이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호기심과 질문과 관찰의 iF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나의 세계관은 긍정의 iF이다.
‘만약에 그때 시작했더라면’이 아니라 ‘만약에 지금 이걸 한다면 어떻게 잘’이라는 관점으로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다가 흰나비가 노니는 모습을 보면서 ‘만약에 애벌레가 나비의 삶을 포기한다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나비가 되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자책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씁쓸함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나의 모습이 애벌레처럼 다가왔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애벌레의 상태로 머물렸구나’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변화를 시도하는 누에의 단계로 나아가려 한다.
누에의 인내와 고통과 열정이 화려한 나비로 새로운 탄생을 맞이하듯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싶어졌다.
이모티콘 작가, 그림책 동화작가로서의 새로운 꿈을!
배철현 작가가 쓴 ‘심연’이라는 책에
‘나를 바라보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깨닫고, 나다운 삶을 만들자’라는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을 되뇌면서 iF속에서 나비로 태어 날 나의 모습을 꿈꾸면서 어제 보다는 조금씩 더 나아가려는
나를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