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rry와 Clay

by 예미니

미국 오클라호마에 사는 Cherry와 Clay 부부를 소개할게요.

체리와 점토라는 이름을 듣고 유머인 건가 진심인 건가 잠시 고민했어요.

각자의 이름도 특이한데 둘이 만나 부부가 된 것이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이름만큼이나 이 부부는 제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였지요.

결혼한 지 벌써 삼십 년. 대화 끝에는 항상 I love you, 부탁할 때는 thank you를 빼놓지 않더군요.

훈련과 노력이 있었겠지요. 무엇보다 변함없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놓지 않았을 테고요.

이런 부부가 세상에 존재하다니 이 곳은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이 아닐까 상상했어요.

부부의 신뢰와 사랑이 어쩜 이렇게 단단할 수 있는지 그 비결 또한 몹시 궁금했지요.

그들은 그저 미소 지었습니다.

대단한 신념이나 철학을 기대한 저는 실망했죠.

그들은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면서 함께 대화하고 의논하고 갈등이 생기면 서로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해요.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네요.

제가 발견한 그들 대화의 특징은 경청이었어요. 그들은 서로의 이야기가 아무리 하찮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진지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들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부모님의 대화 소리가 들립니다. 점점 목소리가 커지더니 아버지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리셨어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혼자 얘기하고 혼자 화내신다고 하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본인 얘기를 도통 들어줄 생각을 안 한다고 하세요. 경청을 강요하는 자와 경청을 거부하는 자. 그게 제가 곁에서 바라본 30년 부부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에겐 항상 대화가 필요하죠. 듣기의 중요성. 아는 만큼 실천하기가 이렇게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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