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튀김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가장 사랑받는 간식이다.
바삭한 껍질과 익숙한 맛 덕분에 실패할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는 ‘튀김’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닭을 떠올린다.
다른 선택지를 굳이 상상할 필요가 없을 만큼, 닭튀김은 이미 완성된 음식처럼 느껴진다.
지난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배움터에서, 나는 바로 그 당연함을 벗어난 음식을 처음 만났다.
오리튀김이었다. 너무 생소해서 한동안 접시를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한 번도 오리를 튀길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가만히 떠올려보면 오리는 늘 경계에 서 있는 음식이었다.
불고기나 훈제로 먹을 때는 돼지고기에 더 가깝고, 백숙이나 죽으로 나올 때는 닭과 닮아 있다.
상황에 따라 자리를 옮겨 다니는 유연한 재료이면서도, 유독 튀김의 자리에는 초대받지 못했던 것 같다.
튀김은 늘 닭의 몫이었고, 나는 그 질서를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배움터 첫날 밤, 그 편협한 생각이 조용히 깨졌다.
광주·전남 지역의 우리말 가르침이 작은 모임의 선생님께서 “광주 명물이에요”라며 오리튀김을 내어주신 것이다.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친 뒤, 집행부 선생님들이 함께 먹으라며.
그 오리튀김은 우연히 식탁에 오른 음식이 아니었다.
가게가 쉬는 날임에도, 멀리서 온 우리에게 꼭 맛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장님께 여러 번 사정을 해 어렵게 공수해 온 것이었다.
튀김 옷 사이사이에는 기름보다 먼저 그 마음이 배어 있는 듯 했다.
그날 우리는 이미 충분히 다정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처음의 긴장은 일정 속에서 풀어졌고, 사람들의 말과 웃음 속에서 천천히 녹아내렸다.
그런데 오리튀김은 그 하루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눌러주었다.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이 설렘으로 넘쳐흐르지 않도록, “이 정도면 잘 보냈다”고 말해주는 것처럼.
오늘 한겨레신문에서 박미향의 「결정적 한 끼」를 읽다가, 광주 양동통닭에는 닭발 튀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놀라웠다. 광주의 시장에는 이렇게 다양한 튀김의 세계가 존재하는구나. 닭만 튀기기에는, 이 도시의 마음이 너무 넓었나 보다.
이제 나에게 오리튀김은 낯선 음식이 아니다.
하루를 잘 마쳤다는 신호이고, 편견 하나 내려놓았다는 증거이며,
다정한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한 겹 더 덮어준 기억이다.
오리튀김은 내게 마음의 평화를 건네는 음식이 되었다.
바삭한 맛보다 먼저, 다정했던 얼굴들과 느슨해진 밤이 함께 떠오른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리튀김은 종종 내 생각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가게 문을 두드리며까지 우리를 떠올려 주신 그 마음에, 조용히 고마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