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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현수 Dec 16. 2016

루드카야비 은하연맹 특별조사단

1.

루드카야비 은하력 3425년, 루드카야비 은하연맹 상임이사국 보더 행성의 최고 권력자 라마드 총리의 끔찍한 사망사건, 스페이스호 침몰사건, 라마드 총리와 시리의 관계에 의한 비리가 낱낱이 밝혀지고, 시리 역시 죄를 인정받아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고 난 뒤에도 혼란은 계속됐다.


여전히 새로운 총리의 선출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여야가 후보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비리에 개입된 여타 정치인과 기업인 및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및 심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집단적으로 라마드와 시리와 관계된 증거를 은폐하려고 조작하려는 시도가 드러났다. 시리가 소환당하기 전 그와 관련한 기획을 시도한 녹취 역시 공개됐다. 더하여 이를 조사하는 당사자인 보더 검사들 중 몇몇이 '보더 에너지 코프'의 사주 일가에 의해 매수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비리에 연루된 총리의 사망과 그 배후인 시리만 빠르게 처벌하고 관계자들의 처벌이나 더욱 깊은 의혹들은 무마하려는 시도임이 명백했다. 어쨌거나 바보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납득할 정황 및 증거가 드러났음에도 조사는 지지부진했다. 법리적 공방이 치열하게 지속됐다. 죄가 명백한 자들에겐 여전히 돈과 권력이 있었다. 그들이 펼치는 방어 공세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보더인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마침내 보더인들은 루드카야비 은하연맹에 법적 심리와 처벌에 관한 직접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특별조사단 파견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루드카야비 은하연맹에 가입돼 있는 행성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져 연맹 차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예를 들어 행성인들이 어찌할 수 없는 정도의 권력이 개입되어 비위를 저질렀거나 군사적 폭력 쿠데타 따위가 벌어졌을 때, 어쨌거나 도무지 내부적으로 어떤 해결방안을 찾기가 힘들 때 행성인들이 직접 요청하도록 돼있었다.


행성인들은 각각 개인적으로 연맹에 직접 특별조사단 파견을 요청할 수 있다. 만약 전 행성인의 65% 이상이 연맹 특별조사단 파견을 요청하면 루드카야비 은하연맹은 연맹법에 의거 특별조사단을 파견하게 된다. 이러한 은하연맹 특별조사단은 독립적인 조직으로 그 어떤 권위보다 위에 있으며(행성 총리나 대통령은 물론 연맹회의 의장도 특별조사단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자체적으로 직접 심리 및 처벌까지 가능했다. 당연히 보더의 정치, 행정, 사법 권력보다도 위에 있다.


이러한 무소불위의 권력이 주어질 경우 당연히 발생할 거라 예상되는 수많은 문제가 있겠으나 지금까지 연맹 특별조사단이 그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연맹 특별조사단 구성원에 행성인 나아가 생명체가 없기 때문이다.


특별조사단은 모조리 인공지능 로봇, 안드로이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은 원초적으로 일시적 감정이나 이해관계 따위에 얽히지 않으며 은하연맹에 가입된 모든 행성의 방대한 관습법, 성문법 및 판례를 바탕으로 보편적으로 납득 가능한 법적 정의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안드로이드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최상의 가치는 수많은 이들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상식이다. 즉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정황과 증언, 증거가 '상식적으로 타당하다'라고 판단하면 그걸로 되는 것이다.


연맹 특별조사단은 보더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보더 행성 전체에 생중계되는 청문회를 열었다. 은하연맹 특별조사단이 주관하는 청문회는 말이 청문회지 사실상 공개심리나 다름이 없다. 대부분의 죄가 여기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시청하는 전 행성인들로부터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제보 및 현장에서 드러나는 사실들은 모조리 특별조사단의 상식적 판단과 발 빠른 추가적 검증과정에 따라 법적인 증거로 적용된다.


거기다 청문회에선 대부분 진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는데 특별조사단이 주관하는 청문회에서 거짓을 말해 위증으로 밝혀질 경우, 곧바로 최고형인 영원한 징역형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핵심 증인이 출석을 기피할 경우 특별조사단의 안드로이드가 직접 출동해 포획을 하는데 그 방법이 뭐랄까? 상당히 급진적 혹은 폭력적인지라 참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맹법에 의거 폭력은 무조건적인 악으로 규정되나 이런 경우 사용되는 폭력은 피치 못할 폭력으로 분리된다. 이는 '진정으로 악독한 행성인은 매가 아니면 듣지 않는다.'는 격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또한 '죄가 없는 자는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는 원칙 역시 적용된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루드카야비 연맹 특별조사단 청문회로 더욱 충격적인 사실들이 무더기로 드러나게 됐다.     


2.

보더의 10대 기업과 공기업의 사주 및 이사진, 어느 하나 연루돼 있지 않은 자가 없었다. 곳곳에 총리 라마드와 시리의 손길이 뻗쳐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별조사단은 청문회를 통해 드러난 사실들에 대한 심리와 처벌 역시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했다. 라마드의 주변을 맴돌던 공직자들, 여당의 주요 인사들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모조리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오래전부터 총리 라마드를 보좌해왔다는 추니의 경우, 청문회를 불출석하고 불법운항 중인 우주선을 이용, 아예 루드카야비 은하를 떠나려다 긴급 출동한 안드로이드에게 붙들렸다.


추니는 체포 과정에서 안드로이드에게 얻어맞아 앞니와 코뼈가 부러지고 귀가 반쯤 찢긴 상태로 끌려와 피투성이가 된 모습으로 증인석에 앉았다. 추니는 다른 심리를 할 것도 없이 즉석에서 처벌을 받게 됐는데 청문회에서 거짓을 말했기 때문이다. 시리를 모른다고 잡아뗀 것이다. 그는 위증 혐의로 현장에서 심리를 받았고, 곧 여러 가지 정황 및 증거가 드러나 위증임이 드러났다. 그는 현장에서 법정최고형을 선고받고, 청문회장에서 질질 끌려 나갔다. 끌려 나가는 와중에도 반항을 하다 연맹법에 의거한 안드로이드의 주먹에 얻어맞아 광대뼈가 주저앉아 버렸다.


그렇게 루드카야비 연맹 특별조사단의 활동은 종횡무진 전 분야에 걸쳐 빠르게 진행됐는데, 여기서 매우 놀라운 의외의 사실이 한 가지 더 드러나게 된다.


특별조사단은 연맹법에 따라 죽은 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 보더의 법을 넘어 라마드의 행적 및 비위 및 시리와의 관계를 재조사했다. 그런 과정에서 시리의 주변 인물 중 시리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던 대학생이 하나 등장했다. 이름은 라유.


이 대학생이 처음 등장한 것은 엉뚱한 곳이었다. 시리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은 이들 중, 이상하게도 보더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화이대학의 총장이 있었다. 특별조사단의 암행조사팀이 추가 조사를 한 결과 총장이 이 라유라는 학생의 대학 입학과 관련해 부당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 밝혀진 것이다. 총장은 이러한 사실에 의거해 열린 청문회에서 자신이 시리에게 대가를 받아 라유를 부정입학시켰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뒤이어 라유라는 학생에 관해서도 조사가 이어졌다. 거기서 시리가 이 학생을 오랜 기간 지원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밝혀졌다시피 대학에 부정입학을 시킨 것은 물론 온갖 경제적, 금전적 지원을 해온 것이다. 라유라는 학생은 홀로 거주 중이었는데 온갖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심지어 연 회원비만 수억 크레딧에 달하는 최고급 피부미용시설인 엘리시움의 회원이었다. 이곳은 라마드와 시리 역시 특별회원으로 드나들던 곳이다.


처음엔 시리가 숨겨놓은 딸이겠거니 여긴 특별조사단은 유전자 검사 결과 시리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렇다면 대체 왜 시리가 라유에게 집중적 지원을 했는가?


특별조사단은 시리가 아니라면 시리에게 조종당했던 라마드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나아가 라마드와 혈연관계가 있는 것, 라마드의 딸은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게 된다. 만약 그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라마드는 여태 어떤 남성과도 결혼한 적이 없으며 연애경험조차 없다고 주장하곤 했는데 그마저 거짓이 되고야 만다.


아마 여기서도 보더의 법대로라면 죽은 자를 조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의거 조사를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은 그에 앞선 연맹법과 합리적 추론에 의거 라마드의 시신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대조작업을 벌이기에 이른다. 그리고 특별조사단의 추론은 정확히 들어맞는다. 라유가 시리가 아닌 라마드의 딸이라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아버지는 누구란 말인가?


놀랍게도 바로 이 시점에서 2년 전, 정신 분실 사건의 주인공, 희대의 연쇄 강간마이자 사기꾼, 태마자마의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특별조사단은 라유의 행적을 쫓으며 조사를 벌이는데 라유가 상당히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친한 친구나 지인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이다. 헌데 이런 라유가 어린 시절 오랜 기간 동거하던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그 남자가 다름 아닌 태마자마라는 사실이 나온 것이다.


희대의 강간마로 법정최고형을 받은 자가 어쩌다 총리의 딸로 밝혀진 라유와 동거했을까? 당연히 이 역시 태마자마가 아버지가 아니겠는가? 하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해진다. 반론으로 그가 여성들을 강간하고 사이비 종교를 만든 것에 더해 어린아이에게까지 몹쓸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연히 특별조사단이 집중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선 라유가 태마자마를 '아빠'라고 불렀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더하여 곧바로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는 태마자마의 유전자 기록을 라유의 유전자와 대조했다. 결과는 첫 번째 추론의 승리. 태마자마는 라유의 아버지로 드러났다.


결국 보더 행성사 최악의 허수아비 총리인 라마드와 루드카야비 은하 희대의 강간마이자 사기꾼 태마자마가 관계해 낳은 자식이 라유라는 것이다.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윽고 다시 불려 나온 시리에 의해 낱낱이 이 관계가 폭로된다.


행성인들은 차라리 라마드가 태마자마에게 강제로 범해졌기를 바랐다. 사고가 있었고, 어쩌다 나온 아이가 라유이길 바랐다. 차마 그런 최악의 인간과 총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었거나 하는 일은 없길 바랐다.      


3.

특별조사단은 감옥인 후프 위성에서 감금 및 노역 중인 시리의 정신을 청문회장에 다시 소환했다. 이미 육체는 소각되어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다. 시리는 여기서 태마자마와 라마드의 관계에 대해 소상히 털어놓았다.


모든 행성인들의 바람은 물거품이 되었다. 죽은 총리에게 품고 있던 마지막 한 조각 믿음과 권위마저 무너져내렸다. 라마드와 태마자마는 아주 깊은 관계였으며 외려 태마자마보다 라마드 쪽에서 애타게 그를 갈구했다고 했다. 태마자마는 처음 시리의 연인이었다. 아무튼 태마자마는 당시 사이비 종교집단을 기획 중이었는데 시리를 통해 라마드를 소개받게 됐다. 당시 라마드는 전 총리의 딸이자 보수행성주의당 소속의 국회의원이었다.


태마자마는 라마드의 권력과 금전을 이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심지어 시리는 그러한 사실을 눈감아주기까지 했다. 시리와 태마자마는 정신적이라기보다는 육체적 관계였고, 주기적으로 관계만 맺을 수 있다면 뭘 하든 상관없다고 했다. 태마자마는 외모가 추악했으나 강간마답게 성관계에 능했다고 한다. 방탕하고 탐욕스런 자들이 아닐 수 없었다.


태마자마는 그렇게 라마드와 가까워지는데 라마드에게도 주특기를 발휘했고, 제 아무리 나노봇에 의해 조종당했다지만 실상 시리와 크게 다를 것 없던 라마드는 태마자마의 밤 기술에 완전히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라마드의 노골적인 지원으로 태마자마는 사이비 종교의 기틀을 세우게 된다.


아무튼 라마드는 태마자마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매우 비밀리에 아이를 출산하게 된다. 이것이 어느 정도로 극비였는고 하니, 당시 출산을 맡은 의사와 간호사가 전부 죽임을 당했다고 시리는 털어놨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라유였던 것이다.


나중에 태마자마는 보더를 떠나게 되지만 시리의 증언에 의하면 태마자마가 체포되기 몇 달 전까지도 총리를 만났단다. 참으로 추악하고,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증언을 마친 시리의 정신은 다시 감옥위성으로 돌려보내졌다.


특별조사단은 라유의 경우 자신이 직접적으로 저지른 죄는 없다고 하나 그동안 받은 금전적 지원에 쓰인 돈이 전부 부정적인 방법으로 착복된 돈인 만큼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상식적 판단을 내렸다. 또한 제 부모의 비뚤어진 성정을 그대로 물려받은 라유가 그간 여러 편의시설, 미용시설, 식당이나 대학 등지에서 온갖 행패를 부려왔다는 증언 또한 확보됐다.


특별조사단은 라유가 지금까지 누린 금전적 혜택을 매우 정확히 계산해냈다. 보더 행성 최저임금에 맞추어 형량을 부여하기로 했다. 감옥위성 후프의 하루 노동시간 10시간으로 계산한 결과 1722년의 노역형이 나왔다.


보더인의 평균수명이 200년인 것을 감안하면 결국 법정최고형인 영원한 징역형에 처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렇게 라마드 총리의 딸 라유 역시 처벌을 받게 됐다.


특별조사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라마드가 비록 끔찍하게 살해당했지만 그것은 일종의 사고사이며 법에 의거한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제제기했다. 청문회와 조사가 이어지고 진실이 드러남에 따라 모든 비리와 문제의 핵심은 라마드란 것이 새삼 재확인 됐기 때문이다.


특별조사단은 상식과 법리에 의거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한다는 원칙에 따라 라마드의 장례절차에 따라 우주장된 라마드의 시신을 루드카야비 은하 밖까지 추적해서 되찾아왔다. 그리고 아직 부패하지 않고 남아 있는 두뇌조직을 나노융합기술과 재생기술로 최대한 되살렸다. 그렇게 조금이나마 살려낸 약간의 의식을 미믹에 주입했다.


되살아난 총리 라마드의 미믹은 기억이 불완전했고 거의 백치에 다름없었으나 자신이 총리였으며 시리의 지시를 따랐다는 것만은 인지하고 있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특별조사단은 영원한 징역형을 선고하고, 부활한 라마드의 미믹을 곧장 감옥위성 후프로 보냈다.


이에 대해 너무 과도한 처벌이 아니냐는 소수의 여론이 존재했다. 허나 특별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동의한다. 이것은 선례가 없는 처벌이다. 그러나 라마드의 죄와 과오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례적인 죄에는 이례적인 처벌을 가하는 것이 옳다.” 라고 말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렇게 특별조사단이 가차 없는 응징의 칼을 휘두르는 동안 칼날에서 자유로운 떳떳한 이들은 보더 행성 지도층의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공석을 채워갔고, 새로운 총리 후보들이 나섰다. 그들은 적어도 특별조사단의 조사는 받지 않은 자들이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을 터였다.


보더인들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한편으론 이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보더를 만들어갈 희망을 품는 이들도 많았다.


어차피 대다수 평범한 보더인들은 자신들의 행성에 크게 실망했다고 해서 터전을 떠나버린다던가 하는 대안을 생각할 여유도 없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할 터였다.


대다수의 동의와 요청으로 상식에 의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특별조사단을 불러들인 선례를 만들었다. 어쩌면 이것은 앞으로 좀 더 나은, 정상적인 보더를 만들기 위한 대의적 합의를 이끌어 갈 첫걸음을 내딛은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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