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곁으로 떠나는 너에게

by 쏘이파파

친구라는 개념은 아이들에게 언제쯤부터 자리 잡는 걸까?


확실히 어릴 때는 또래에게 관심조차 없었다. 눈앞에 놓인 장난감이 더 중요했고, 혼자 노느라 친구와 어울리는 일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씩 타인 특히나 비슷한 친구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때가 온다.

단순히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만들어가며 놀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신기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누구랑 놀고 싶다”는 이야기를 직접 하기도 하고, 친구와 놀다가ㅏㅏ 헤어질 때는 가기 싫다며 떼를 부리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확실히 크긴 컸구나 라고 느낀다. 이제는 친구에 대해 확실히 느끼고 함께 있는 시간을 재밌게 즐기는 것이다.


한 번은 또래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아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편안하게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 공간 안에서 아이는 친구와 대화하고 같이 놀고 간간히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아이가 그 자체로 행복해 보여서 나도 즐거웠다.


생각해보면 나도 어린 시절 친구를 참 좋아했다. 매일 친구와 만나 뭐 하고 놀지를 궁리하고, 시간이 다할 때까지 놀고도 헤어지기 싫어 떼를 썼다. 친구 집에서 자고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때면 그날 하루는 세상 가장 특별한 날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 기쁨의 순간들을 아이가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니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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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좋기만 하다가도 묘한 감정이 인다. 왠지 모를 아쉬움이 찾아오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아이 세상의 전부였는데, 이제는 친구와의 시간이 조금씩 그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공간에 내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아 그 사실에 느껴지는 서운함일까?


아이는 친구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며 점점 더 자라난 다는 것을 잘 안다.

근데 여전히 웬지 모를 서운함이 있다. 머리로는 잘알지만 곧 나를 떠날것만 같은 생각에 마음만 조급해진다. 괜한 나의 마음 때문에 불편함을 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져간다.


어느날 집에서 열심히 놀아주다가 아이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아빠랑 노는게 제일 좋아"


나를 떠나가는 줄 알았는데 마음을 건저내는 무심한 그말이 심해속으로 꺼져가던 나를 건져 올렸다.

꼭 그래서 열심히 놀아주던건 아니었는데 내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별거 아닌 그 한마디에 나는 또 녹아내린다.


잘 알지만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여기 가둬두고 싶다.

아빠랑 노는게 제일 좋다던 지금의 니가 영원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언젠가는 친구의 품으로 떠날 것도 잘 안다.

그 무렵의 나도 그랬으니깐


그래서 지금 할 수 있는걸 최선을 다해 해내야겠다

너의 마음이 자라서 변해도 나는 변하지 않을테니

언제고 아빠와 놀고싶으면 건너와주렴


너의 빈 자리는 그대로 두고 지금도 앞으로도 너를 기다릴게

니가 온 그 시간만큼은 눈물나도록 재밌게 놀아줄게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세상 제일 재밌는 친구가 되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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