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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는얼굴 Aug 19. 2019

나 홀로 유럽 여행

나의 막연했던 꿈을 현실로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다.

나도 그를 모르고 그도 나를 모르는 어딘가에 가서 '....!' 이렇게 감탄하는 자체가 좋았다.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학교의 일정에 따라(대부분 경주였지만)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서울 같은 대도시를 다녔다. 대부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서울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좋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생각보다 한정적인 여행지에 무언가 아쉬웠다. 이제는 이들이 나를 알아버린 것만 같아서, 더 이상 나를 알려주고 싶지 않은 심보가 생겼다.


솔직히 많은 곳을 여행하지는 않았다. 그저 가장 볼게 많다는 도시에 가서 나의 빈 부분을 채우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현재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생겼고, 막연하게 꿈꿔왔던 멋진 여행들이 내 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문득 하나의 여행을 떠올렸다. 중학교 사회 시간에 세계사를 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나의 막연한 꿈. 유럽을 향한 나의 낭만. 바로, 그것이었다.


마음 한편에 묻어 둔 이 낭만을 정확히 떠올리게 된 계기는 군 제대 후 복학하고 1년이 지나서 듣게 된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들의 후기를 들으면서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나는 이미 3학년이었기 때문에 4학년 1학기가 마지막 기회였고 그 사실이 나를 더 간절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의 여행에 대한 꿈이 되살아났다. 처음엔 한 학기 유학을 생각했다. 그래서 2017년 한 해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휴학을 결정했다.


도피의 의미도 있었다. 군 제대 후 공부는 너무나도 하기가 싫었고 시험기간만 되면 고통의 기간이었다. 공부를 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책을 펼치기가 너무나도 싫어졌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 괴로워졌다. 그랬기에 하고 싶은 걸 한다는 핑계로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유학이라는 겉이 번지르르한 공갈빵을 앞세우고 말이다. 그리고 유학 프로그램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아르바이트를 찾고 토익학원도 등록했다. 그러나 마음가짐이 문제였던 걸까. 나는 준비에서 끝을 맞이 해야만 했다. 나는 유학의 최소 조건인 토익 점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휴학에 대한 결과물로 무언가라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3주간의 유럽여행으로 급선회. 그렇게 18년 1월 유럽여행을 결정했다. 비행기 왕복표를 예매하고 나서야 내가 여행을 결정했다는 사실에 현실감을 느끼며 조금씩이나마 여행 준비를 했다.

처음으로 여권도 만들었다!

내가 만약 표를 먼저 예매하지 않았다면 어느 순간 나는 그냥 타협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를 아는 게 어때서?' 라며 서울과 부산 등 국내 여행을 다니거나 아니면 여행마저 가지 못한 채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복학해서 한숨을 푹푹 내쉬며 후회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준비를 시작한 것은 잘한 것이었지만 막상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여행 경비를 위해 계속 아르바이트를 해 했다. 그리고 그동안에도 원했지만 원치 않은 또는 피하고 싶은, 나를 뒤흔드는 일들도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긴 기간 여행 준비는 처음이라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른 채 허둥대고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만큼 준비에 진전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출국 날짜는 계속해서 성큼성큼 다가왔고, 몇 가지 준비를 하긴 했지만 목표치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하루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 준비에 준비를 더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을 위해 구입한 나의 여행용 캐리어(생각보다 더 커서 의자 대용으로도 많이 사용했다.)


솔직히 하루 전날 밤, 그냥 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눈 앞에 보이는 비행기 표에 포기할 수 없었다.(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비행기 표가 아니었다면 내가 유럽을 갈 일은 평생 없었을지도 모른다. 팁이라면 팁인데, 자기 자신이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여행을 꼭 가고 싶다면 대중교통수단을 미리 예매하는 건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인천 공항에서 처음 받은 해외를 향한 수속부터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정확히 내가 비행기를 탄 건 2번째였다. 2017년 제주도를 가기 위해 탄 비행기가 첫 비행기였고, 유럽을 향해 오른 비행기가 2번째였다.  이 짧은 에피소드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기록해보고 싶다.) 그렇게 긴장과 설렘을 동반한 채 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부터 올리게 될 저의 여행기는 2018년 1월 7일부터 28일까지 3주간의 유럽 여행을 담고 있습니다. 여행도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마음을 다잡고 간신히 갈 수 있었는데 여행기도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1년 반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써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과 글 모두 제가 아는 친한 형이 아니었다면 용기를 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는 것은 이 여행기를 끝까지 잘 마무리 짓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총 10편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연재 분량에 따라 1 ~ 2편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행기는 매주 월요일에 올리려고 합니다.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 이상 최대한 지켜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금요일에 올라오는 글 역시 최대한 꾸준하게 써 볼 생각이므로 여행기가 끝날 때까진 매주 2회를 목표로 하려고 합니다.


사전 준비도 미흡했고 여러 모로 일도 많았던 저의 여행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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