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잃음에도
깊고 오래 슬퍼하던 나에게 있어
빈손으로 와 다시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위안이 되어준 지 오래다.
나의 모자람으로
놓친 것들이 필연적으로 스쳐 지나갔다는 생각으로
우두커니 뒤돌아서 푹 파인 발자국들을 바라보고,
또 그 사이 손 틈으로 새어 흩어지는 시간들에 대해
새벽과 더욱 가까워지던 나는 가까스로 눈거풀을 붙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하자
그리고
떠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해 웃음으로 배웅하자
생애 제일 즐거웠다던 하루도, 몇 번을 자다 깨며 겨우 잊던 날들도
천천히 걷는다 해도 언젠가 넘을 지평 너머로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부질없는 것들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은 무엇을 위한 말인지,
돌아보며 슬퍼하던 시간들도 나에게 있어 충실히 발을 디디고 있었던 현재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