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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정 Jul 27. 2017

나의 글은

나의 존재가 너 스스로부터 너에게.



어른이 되고 일기를 쓰기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이 있다.

나는 무엇도 아닌, 평범하다 못해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존재했음을 '글의 존재'를 통해 표현하자는 것.


그래서 나의 글은 그냥 나의 존재를 보여줄 뿐이다.




또한 나는 일평생을 박소정으로만 살아왔다.

때문에 나의 모든 사고와 언어는 나만의 경험과 가치관을 기반으로 창출된다.

내가 함부로 남에게 조언하지 말고, 시답지 않은 말로 위로하지 않겠다는 다심을 한 건, 한 번도 내가 그 당사자의 삶을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글에 누군가를 위한 지침이라든지, 힐링을 주는 문장이라든지, 조언이라든지, 강요와 같은 폭력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내 글은 그냥 나의 존재를 '보여줄' 뿐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위의 것들을 포함하기 힘들다.




그치만 때로는 누군가의 존재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상황을 극복할 힘을 뿜어내거나, 위로를 받거나,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이것은 그 존재하는 누군가가 그냥 말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쓸모 있게 된 것이지, 그 존재하는 무언가가 남의 인생에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한 결과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존재만으로, 나의 존재를 누군가가 확인한 뒤 내 존재 자체로 위로를 받거나, 도움을 받거나, 어떤 때에는 저렇게 살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남을 위로하고, 도움을 주고, 조언을 주는 등의 '내가 너에게'라는 행동이 아니라, '나의 존재가 너 스스로부터 너에게' 생각하고 깨닫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이 바람이, 겸손하고 소박하게 내 글에서 보였으면 좋겠다.

그 어떤 때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돌아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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