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5 월

by 홍석범

2015. 3. 5



이 노트도 벌써 몇 장 남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의 처지에 대해 혼잣말을 시작하고, 그것이 곧 그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힘-지성과의 대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괴테를 읽으면 언어는 모든 사물 중 가장 탁월한 재료임을 감지하게 된다. 번역의 문제는 말하자면 재료를 바꾸어가면서 동일한, 혹은 최소한 비슷한 느낌을 추구하는 것이다. 언어가 시의 모양(더 정확하게는 소리)을 결정하는 방식에는 어떤 근본적이고 신비로운 필연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기능하는 건축의 재료가 가능할까? 철의 시대를 열었을 때 미스는 선구자적이고 숙명적인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철과 콘크리트, 나무와 유리의 형식에는 어딘가 피상적인 점이 있다. 촘스키는 모든 인류에게 내재하는 보편타당한 언어의 문법에 대해 얘기했다. 이 문제를 통해 언어학은 문법이라는 단어가 지칭하는 개념을 총체적으로 다시 정의해야만 했다.

코르뷔지에는 아마도 건축의 근본적인 재료를 정신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 인간이 홀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가 영원히 그의 대화자를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것이 이 우화의 가장 중요한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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