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번 존스의 방에 오랫동안 있었다. 나는 약간 어쩔 줄 몰라서 어떻게 봐야만 하는가 하는 멍청한 질문에 지나치게 긴 시간을 허비했다. 그림 윗부분으로 얼비치는 조명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었다. 나 자신이 빛인 경우에만 비로소 그림을 온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림을 본다는 표현은 더 이상 맞지 않다. 나는 그림을 드러내는 일종의 시야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그림이라고 말해야만 할 것이다.
길에서 1유로를 주고 감탕나무 가지를 하나 사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카페 맞은편의 현대미술관 서점에 들러 책들을 구경했다. 화가의 작품집들은 그 크기가 너무 거대해 두꺼운 판지로 만들어진 케이스에는 손잡이까지 달려 있었다. 큰 책들은 아름답지만 사람을 약간 겁먹도록 하는 위엄을 지니고 있다. 그것들은 함부로 펼쳐지기를 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존경과 예의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그들에게 자신의 내밀한 속살을 보여줄 것을 부탁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