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와 관련된 서류상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은행에 들러야 했다. 카드는 오늘 새로 발급하면 다음 주 내에는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동 중에 학교와 GWG에서 동시에 연락을 받았다. 원서는 문제 없이 접수되었고 신청했던 방이 내 앞으로 배정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정말로 그 자리에서 펄쩍 뛰고 싶을 만큼 기뻤다!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몇 가지 물건들을 사고 다양한 장식품들을 구경했다. 서로 중복되는 상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끔씩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물건을 발견하는 것도 가능했다. 시청의 로비에는 슈투트가르트 21의 다소 지루한 모형이 있었다. 그곳에 상주하고 있던 대학생 봉사자에게서 받은 책자는 공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정기 간행물이었다.
바르토의 집에 들러 한 시간 정도 커피를 마셨다. 그는 어떤 집시 여인에게서 산 향을 피웠는데 그 연기에서는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났다.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를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녀의 일기를 읽고 있으면 묘하게도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든다.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레너드는 이 책에 담긴 철학이 매우 우울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어제 레너드가 했던 말에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인간 전체를 바라보고, 또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쓸 때, 어떻게 우울하지 않을 수 있는가?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참 묘한 말이 되었다. 그리고 상식적인 해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한다. 아직 대신할 만한 새로운 해답도 없는데 낡은 해답을 버려야 한다면 슬플 것이다.’ 그러나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질문하는 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울프의 말대로 인간은 우울할 때 일기를 쓰게 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른 뒤 이것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나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머릿속에서는 지금 익지 않은 감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오늘은 생각보다 책을 조금밖에 읽지 못했는데 그마저도 약간의 시간은 여기에 할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