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뮐러
옛 시립극장에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다. 사람은 거의 없고 음악과 함께 로비 중앙에는 의자들과 회전문이 있다. 군데군데 얼룩이 있는 유리창 건너편으로 둥근 극장 외관과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는 영사된 문구가 보인다. 입구에 붙어 있는 오래된 안내문. “나무로 된 카페 의자 50개가 필요합니다. 의자가 없으면 우리는 공연을 할 수가 없습니다.”
댄서들을 보면서 베이컨의 형체들을 떠올렸다. 그 혼란 속에는 수만 가지 생각과 순간들이 있다. 둘은 포옹하는 것일까, 단지 서로에게서 다시 멀어지기 위해 부딪히는 것일까? 어떤 미치광이 같은 몸짓. 그것이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 그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툴고 외롭고 끊임없이 좌절당하면서도 멈추기를 거부한다. 정지는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눈을 감은 유령은 앙상한 팔로 허공을 휘젓고 배 한가운데에 거대한 구멍이 있는 것처럼 비틀거린다. 누구에게나 유령은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사실은 위안을 준다.
카페 뮐러가 존재의 모습이라면 봄의 제전은 생명의 모습이다. 붉은 흙과 땀. 남자와 여자. 사방에서 기괴하고 아름답게 광란하는 육체들은 디오니소스의 축제 속에 있다. 몸의 그물망. 그러나 그것은 아일랜드인들의 은유 속에 담긴 섬뜩함뿐만 아니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활력 역시 가지고 있다. 자연은 감동적이고 숭고하며, 무섭고 잔인하다.
공연이 끝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환성을 질렀다.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