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1 목

by 홍석범

2015. 1. 11



이른 새벽 라인 한가운데에 있었다. 밤새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높이로 쌓인 눈은 엄청난 인·동력이 동원되어 모두 치워질 것이다. 유도등이 양옆으로 열을 지어 끝도 없이 도깨비불처럼 흔들리고 있다. 전투기는 항상 북쪽으로 뜬다. 텅 빈 무도회장에 혼자 남아 있는 듯한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작은 불들이 희미하게 떨리는 것을 보며 울프의 일기 마지막 몇 장에 묘사된 전쟁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 안에는 평온함도 있었다.



그새 눈이 다 치워졌다. 엄청난 기계들과 소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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