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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석범 May 29. 2023

2023. 5. 15 월

Kk가 ‘옷을 다 벗은 완전한 무소유의 상태로 물속에 몸을 던지는 것 다음으로 나 자신으로부터 생경해지기 위해 외국어를 말하는 것에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쓸 때 그는 이 도시의 요약이다.

해변과 부둣가와 도시의 구석구석을 쏘다니다 - ‘4실링을 주머니에 넣고 가느다란 지팡이를 손에 든 채...’ - 그의 이름을 딴 광장에 도착해 바닷물이 흐르는 강둑에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된 두 다리를 올려놓고 멀리서 물속으로 뛰어드는 반나체의 소년들을 구경한다. 문득 도서관 섬의 진정한 프로그램을 이해하게 됐다고 느낀다. 

공항에서 해변으로 걸어 나가 찍은 사진들은 전부 호크니 같다. 그 인상은 도시에서도 내내 지속된다. 약간의 멜랑콜리로 둘러싸인 띄엄띄엄한 개인들과 수水성의 구조물들. 오페라의 처마 밑에서 비마나의 그늘이 부상한다. 

이 도시는 내 주제들의 수많은 복제품 중 하나이다.


버스에서 정류장 이름이 말해질 때마다 발음법을 익혀보려 하지만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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