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자잘한 핸드폰 메모들을 생각 없이 넘기다가 슈나이더가 굴드에 대해 썼던 말들을 발견했다. 고독 속에 있을 때 나는 나 자신을 벗 삼고 있다. 나는 이것이 나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실제로 나는 지금 그 상황 속에 있다.
예술과 고독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이것은 결혼이나 사랑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나 번스타인에게서만큼은 고독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장난꾸러기의 순수함, 즐거움, 행복과 같은 밝고 환한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그런 종류의 예술, 눈부시고 활기찬 종류의 예술도 존재한다. 번스타인이 한 강연에서 음악과 언어, 구조와 질서, 애매모호함과 명료함에 대해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단순히 그가 모차르트를 언급하고 모차르트를 연주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밝고 쪼르르 달려가는 듯한 음들이 ─ 음악이 그에게서 마구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가 모차르트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특별한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 더 유익한 것은 없다.
삶은 시금치처럼 늘어져 있다. 다행히도 내 피부는 얇은 성벽처럼 내부에서 완전히 풀려버린 영혼과 장기들을 잘 붙잡아주고 있다. 나의 유일한 집으로서의 나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