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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전 프로젝트, 왜 거짓말하고 숨기나

2021-02-02 22:18:51

by 속선

처음 김종인 대표(직함이 대표는 아니지만, 대표나 다름 없으므로, 대표라 칭하겠음)의 발표를 통해 북한 원전이 들통났을 적에, 나는 믿지 않았다.

또 선거철의 흔드는 전략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사 속에 그 근거가 되는 실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을 봤을 적에, 단지 소설이라 보기도 무리였다.

조금 더 사태에 대해 검색해서, 어디서 그 근거가 나왔을 지를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비밀리에 북한에 원전을 지어 주려는 서류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 때까지도 나는 그 서류가 심지어 특정 극우 단체에서 덮어 씌우기 위한 조작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있어서 믿지를 않았다.


기사를 통해 사태를 유심히 지켜 보면서 정리하자는 심산으로 관망을 해 봤는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울었다.

지금 여당에서도 당 내에서조차 의견 정리가 안 된다.

누군가는 김정은에게 USB를 건네 준 것 자체가 있은 적이 없다고 하던데, 나중에는 해당 USB 안에는 원전에 관한 내용은 또 없단다.

그럼, USB를 건네 주긴 줬다는 것인데, 두 의견 중의 하나는 확실히 거짓말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아닌가.

여당과 정부가 국민 우롱하고 사기치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심지어 법적 고소까지 하겠다는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통상적인 관행이, 야당이 아무리 드센 비판을 해도, 그 것에 대해 법적 반격을 하지는 않았다.

야당 탄압으로 비춰질 수도 있고, 야당의 순기능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법적 엄포를 놓았다는 것은, 이 사태에 대해 정면 돌파가 아닌, 겁줘서 진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말 아니라면, 해당 문건에 대해 본인들이 잘 알 테니까 해명하라는 것이다.

정부에서 전혀 논의된 바도 없고, 처음 보는 문건이 맞다면, 조작된 문서의 실체를 밝히고자, 김종인 대표 측에게 정식으로 해명을 요청하는 것이 절차가 아닌가?

김종인 대표가 지금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소설을 들도 나와서 떠는 것이라면, 그 것이야말로 국기 문란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럼 그 문서의 출처를 밝히라는 태도로 반격해야지, 단지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는 것은, 더욱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단도직입 적으로 밝히자면, 나는 북한을 돕자는 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북한과의 통일에 좋은 밑바탕의 수순 중의 하나가 원전을 지어 주는 것이고, 자국에서의 신설될 원전의 가치보다, 북한에 지어 주는 것이 더욱 요긴하다면, 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것을 정공법으로 풀어 나가야지, 계속해서 은밀하게 국민 몰래 추진하려고 하니까, 자꾸 거짓말이 거짓말을 잉태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통일을 해서의 이점과 긍정적인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그에 따른 일환 중에 하나로 원전을 지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왜 국민들의 지지를 뒷받침하지 않고, 도둑처럼 진행하느냐는 것이다.


분명히,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북한 원전 신설까지는 설득하긴 무리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정으로 못 가니까, 국민 몰래 진행하다 이제사 들킨 모양새이다.

양국 정상 간의 회담에서 아마 김정은이 먼저 우리 대통령에게 원전에 관한 고충을 호소한 듯 싶다.

거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호응해서 밀약을 성사시킨 모양인데.

그 쪽 사정은 그 쪽 사정이고, 이 곳은 민주주의 대한민국 아닌가.

우리의 세금과 인력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적어도 우리 국민의 공감대는 얻고 나서 진행해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북한과 통일의 바탕을 이루는 사업에 꼭 원전 신축이어야 하는 지도 의문이다.

잘은 모르지만, 많은 돈과 고급 인력이 들어 가는 일일 테고, 국내 상황도 잘 수습하고 정리도 못 하는 상황에서, 북한을 원조할 수 있는 많은 카드 중에 원전이어야만 하는 지.

기특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국민 의견을 배제한 채 비밀리에 진행한 것에 대해 비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이 사태를 엉뚱하게 덮지 말고, 해명할 것은 명쾌하게 해명하고 나아 가길 바란다.

인간적으로 문재인에게 실망한 것이, 나는 그래도 그가 진정어린 사과 정도는 할 줄 아는 자라고 봤는데, 왜 현실을 직시하지 못 하고 외면하려는 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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