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시궁창은 철학의 씨앗이다.
충만함과 행복에 젖어 있는 자는 철학을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상태에 머무를 뿐.
오로지 고통과 불행에 찌든 자만이 "왜?"라는 질문을 외치기 시작한다.
그 것이 모든 철학의 시발점이며, 그 것이 우리가 인생을 살아 가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철학은 특정 철학가나 사상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냥 "왜?"라는 질문 하나만으로도 모든 사고 행위는 철학이 되며,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걷는 이는 자연스레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새벽의 길거리에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도 "왜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며, 왜 이 것은 생겨 났으며, 왜 누군가는 이 것을 치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으면서 탐구해 간다면 이 또한 철학이며, 어린 아이가 노인의 죽음을 보면서 "어째서 인간은 태어나 병들고 죽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으면서 탐구해 간다면, 이 또한 철학이다.
누군가는 타인의 철학에 동요돼 버리면서 철학을 멈춰 버리고, 누군가는 같은 결론을 내 버리고, 누군가는 기존의 철학을 깨 부수면서 새로운 철학을 정립한다.
다만, 평범한 대중이 특정인을 철학가, 사상가로 치부해 주고, 우리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철학가들이 기존에 내 놓은 답안지를 쉽게 인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렇댄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베고, 달마를 만나면 달마를 베어야 하는데, 칼을 버리고 절을 해 버린다.
철학의 여정은 끝난다.
누군가가 정해 준답을 딸딸 읊는 것은 '학습'이지, 그 것은 '철학'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