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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속선 Jan 27. 2024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평가

정계 입문의 기준을, 넓게 본다면 관료인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시기도 포함될 수 있지만, 정계 입문의 기준을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제 신입 정치인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장관으로써 여, 야 국회의원들과 직면하면서 보여 줬던 모습들, 국민 대다수의 눈높이에 공감할 수 있는 보편 상식적인 발언, 업무에 있어서도 전문성이 보이는 답변과 발언들이 국민들에게 신용과 인기를 한 몸에 받았고, 이를 계기로 중차대한 시기의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란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불과 얼마 안 되는 시점이지만, 김기현 전 대표가 사퇴하고 나서 당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야 한다는 풍문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그 때만 해도 한 장관에 대한 기대와 인기는 거의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이었다고 본다.

이제 비대위원장으로써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를 한창 중인 한 위원장에 대한 나의 평가는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

여권 지지층에서는 한 장관을 압도적으로 긍정 평가를 했지만, 나는 2~30 점 밖에 주지 못 하겠다.

한 마디로 못 하고 있다.


첫 째, 인재영입까지 한 위원장이 도맡아 하고 있는데, 1 호로 영입된 박상수 변호사부터 의아스러웠다.

참신함도 없고, 인지도나 강점도 모르겠고, 리스크만 있는 인사를 상징성 있는 1 호로 영입한 것부터 이상했다.

민주당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이상민 의원을 영입한 것도 겸연쩍다.

중량감있는 현역 의원이기는 해도, 어디까지나 오랫 동안 반대 진영에 있던 인사이다.

한 위원장이 영입을 제안했을 당시에, 적어도 국민의힘에 부합하는 노선에 걸맞는 발언과 행보에 대한 최소한의 절충선을 제시하는 조건부로 영입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은 이상민 의원의 '김 여사 가방' 의혹에 대해 사과하라는 발언은 당이 가고자 하는 노선에 전혀 반대 목소리이며, 이 것은 오롯이 한 위원장 본인의 자충수로 꽂힐 뿐.

마포 을에 출마할 예정인 김경율 비대위원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이 것이 당이 정체 중인 김 여사 리스크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한 위원장이 외연 확장만 추구하는 무분별한 몸집 불리기 때문이 아니고 무엇이려나.

물론, 갤럭시 신화의 고동진 전 사장을 영입한 것은 성과랄 수 있겠지만, 고 전 사장이 과연 당의 가치에 부합한가를 살펴 보는 작업이 선행되고 영입 제의를 했는 지는 의문이다.

외연 확장보다 중요한 것이 당의 가치에 부합하면서 롱 런할 수 있는 인사인 지가 더욱 중요한데, 한 위원장이 이러한 핵심적인 기준은 도외시하고, 너무 무분별하게 세 불리는 데 치중하는 것 같다.

이런 표현은 김경율 위원, 이상민 의원 등 당사자에게 미안하지만, 결국 불량 식품을 탐내며 먹다가 오히려 당의 가치에 역행하는 발언으로 탈 난 것으로 나타 나지 않나.

그러게 왜 사전 검증이나 당 노선에 타협하는 작업을 거치지 않고 반대 진영 인사를 끌어 모아서 오히려 소란만 가중시키는 지.


그 둘은 어디까지나 근본적으로 좌파 노선에 있는 인사들이고, 이상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극렬 지지층에 치여서 탈당한 것이지, 완전히 정치 노선을 전향한 분이 아니다.

김경율 위원도 이력을 보면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던 분으로, 이 분은 민주당 노선보다 더 좌파색이 강한, 어쩌면 정의당 노선에 가까운 분이었다.

정말 이 둘이 국민의힘의 노선으로 사고가 완전 전향되어서 입당한 것일까?

자신들의 노선은 좌파인데, 유력 정당인 민주당 내의 입지를 지속하기 힘들었고, 그렇다고 정의당이나 군소 정당에 활동하기는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록, 배신자 소리는 듣겠지만 국민의힘이란 여당에 입당하게 된 것이다.

이 둘은 국민의힘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차라리 이준석 신당이나 이낙연 신당에 가야 적합하다.

즉슨, 둘이 민주당이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리 듯이 떠났지, 국민의힘에 내켜서 간 것은 아니란 것다.

이런 인사를 넙죽넙죽 받아 주다 보면, 처음 얼마 간은 세를 불리는 것 같아 좋을 지 몰라도, 나중에 언젠가 안철수나 이언주 의원처럼 당내 잡음을 일으키면서 탈당과 창당, 합당, 재입당을 반복하면서 어지럽게 할 사람들이다.


인재를 영입하더라도, 당의 가치와 노선에 부합하는 지를 심사를 하고, 서로 노선적 합의를 선행하고 나서 영입을 확정시켰어야 했다.

그래야 지금같은 뒷 탈이 없다.

무분별한 인사 영입은 당의 색깔을 흐트러 뜨리게 하고, 이 것은 내부 분열의 씨앗이 된다.

이 것이 계속 가속되면, 여기가 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인 지, 민주당이 싫어 모인 피해자 집합소인 '민주당싫당'인 지 혼란스럽게 될 것이다.

한 위원장이 그래서 잘 못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둘 째, 장관직을 수행할 때 인기 비결은 똑부러진 화술과 법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었는데, 그 것이 본인 스스로의 자체 발광이라기보다, 현 정계에서 너무 한 장관 같은 반듯하고 상식적인 인물이 부재하다 보니까 그러한 반사 작용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심지어 여론 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를 앞지른 부분도 있었으니, 어찌 됐건 분명 물오른 시기는 분명하다.

당시 한 장관에 대한 비대위원장 영입 제의가 왔을 때, 한 장관이 차라리 고사하면서 한 타임 쉬고 다음 행보를 관망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어찌 보면, 정식 당 대표직보다 더욱 무거운 직책이 비대위원장 직이다.

아무리 중량감있는 법무부 장관이었다고 해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짧은 시기에 벼락 출세를 한 분이다.

관료로 정치에 임하는 것과, 현실 정치판에 직접 뛰어 드는 것은 전혀 피부로 느끼는 체감이 다르다.

그만큼 우리 나라 정치판이 혼탁하고 파란만장한 곳이다.

참신한 이미지로 정계에 입문한 많은 유명인들이나 공직자 중에 변질되거나, 국민들에게 욕과 손가락질을 받는 밉상으로 전락한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대표적으로 인기 MC였던 한선교, 성공한 기업가 안철수, 그 밖에도 많은 저명 인사들이 정계에 입문하고 나서 변질되고 추해 진 모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 정계에 입문하려거든, 어느 정도 현실 감각과 자신의 중량감을 더 키운 후에 차기 당 대표나, 총선 출마, 아니면 법무부 장관으로 계속 머무르면서 차기 행보를 관망해도 얼마든지 좋다.

헌데, 정식 당원으로 활동해 보지도 않은 한 위원장이 초장부터 실질적인 당 대표나 다름없는 비대위원장을 덥썩 수락한 것은 너무 성급한 감을 감출 수 없었다.

비대위원장이 되었다고 해서 전부 당원들이 전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당내 인지도나 기반도 있어야 하고, 당원 활동을 어느 정도 하면서 주요 당직자들과 친분도 쌓으면서, 신용도 쌓아야 한다.

이 둘이 같이 존립해야 비대위원장이나 당 대표로써 영향력을 발휘하고 당원들이 따르는 것이지, 당원 활동이 전무한 상태에서 단순히 '민주당이 싫어서 국민의힘',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한 위원장이 그러니까 이런 인사들을 데려 오는 것이다.


"민주당이 싫으면 국민의힘."


한 위원장은 여러 모로 오히려 민주당의 가치에 부합하는 부분들이 많다.

여태까지 윤 대통령이란 순풍을 타고 벼락출세를 하며 승승장구해서 본인도 그 바람을 타고 우파 물을 탔던 것이지, 원래부터 우파였던 분도 아니다.

한 위원장이 장관일 때 몇몇 활동 영상들을 보면서 연구해 봤는데, 오히려 진보적이고 민주당 감성에 어울리는 점들이 적잖이 느껴 졌다.

그렇다고 좌파는 전혀 아니지만, 그런 색깔이었다.


지금의 우파는 사실 상 지리멸렬되어 이합집산된 상태라 볼 수 있다.

그 시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부터 발생된 현상인 것이다.

우파의 구심점이 될 중핵이 있어야 하는데, 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보니까 야당 강세에 치여서 민주당 반사 이익으로 먹고 사는, 이상한 짬뽕 정당이 된 게 지금의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이 잘 해서 자구력으로 지지율을 올리려는 게 아니고, 민주당이 어쩌다 돌맹이에 걸려 넘어 져서 떨어 지는 부스러기나 받아 먹으면서 반사 이익을 보려 한다.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내가 우파라서 국민의힘을 지지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의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미래 보수 정당으로써 나아 갈 길을 국민께 제시하고 앞장서야 한다.

지금 그런 보수적 가치를 다시 창출해서 재정립하는 것은 전혀 안 중 따위에 없고, 오로지 세 불려서 총선 승리 구호만 난무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지역 연고나, 민주당이 싫어서 국민의힘에 몸담은 이들이 태반이지, 정통적인 보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한 위원장도 단지 그 뿐, '민주당이 싫어 국민의힘'.

이 것은 국민의힘에 플러스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다만, 마이너스만 막을 뿐이지.

물론, 한 위원장도 '공정과 상식'이란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것은 가장 사회 질서 유지 차원에서 기본적인 가치 철학일 뿐이지, 플러스를 낼 수 있는, 우파의 구심점이 되기에는 매우 약하다.


본인 체급에 버거운, 너무 막중한 직책을, 그 것도 총선 앞둔 시기에 섣불리 수락해 버렸다.

총선에 승리하는 것이 어떻게 당의 가치와 노선이 되나?

그런 식이면, 여당이 비난하는 이재명 식의 "멋지게 지는 게 무슨 소용인가?"와 뭐가 다른가?

이재명 비리를 공격하면서 "일단 이기고 보자."가 아니라, 민주당과 차별화된 보수적 가치를 회복하면서 자생적인 당의 비전을 국민들께 어필해야 표를 주던가를 할 텐데, 원.

언제까지 민주당 비리 게이트와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네거티브로 지지율을 얻고, 총선을 승리하겠다는 생각을 할 텐 지.


물론, 난 민주당이 싫고, 이재명 대표도 싫다.

국민의힘이 그 방패막을 하는 것은 좋은데, 단순 좌파가 싫으니까 우리한테 오라는 식 또한 아니라고 사료된다.

그 이상의 자생력, 보수의 가치를 다시 살려서 플러스로써 국민께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는 싸움판처럼 보이지만, 싸움판이 아니다.

순기능을 제대로 못 하니까 싸움만 하고, 그렇기 때문에 싸움판처럼 보일 뿐이지.

어떤 정당이든 계층, 지역, 세대 등 다양한 가치와 노선을 발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순기능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이런 보수적 가치를 수호하는 구심점이 전혀 없다.

보수적 가치를 누구보다 많이 공부하고 가장 앞장서야 할 직책이 당 대표이며, 현 비대위원장 직이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에 있는 한 위원장에겐 '이 것'이 없다.

그래서 야당과 싸우려 든다.

'공정과 상식'을 지키기 위해.

이 시대의 보수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 것을 현 시대에 맞게 재정립해서 국민께 제시하면, 야당과 싸우지 않아도 이긴다.


이런 식이면 한 위원장도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 전망한다.

총선까지는 어찌저찌 뭉치자, 코 앞의 총선부터 이기고 보자는 식으로 이합집산 소굴이 된 당을 봉합하며 끌고 나가겠지만, 그 후부터는 국민의힘에 걸맞지 않는 다수의 목소리들로 인해 다시 분열이 일어 날 것이다.

당을 하나로 규합하고,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하는 역할과 순기능을 어필할 수 있는 것은 거듭 강조하는 '보수적 가치' 회복이다.

총선에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못 하면 잘 하는 당에 양보해야 맞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 한 것에 대해 자성하며 다시 당이 나아 가야 할 길부터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헌데, 총선과 무관하게 한 위원장이 이 '보수적 가치'를 발견하고 회복시킬 수 있을까?

그러기에 한 위원장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보수적 가치는 법률 전문가가 법전을 들여다 보며 몇 조, 몇 항으로 찾는 게 아니다.

사회를 관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가며 발견하고 만드는 것이니까.

애초에 체급도 맞지 않았고, 한 위원장은 그런 데 관심이 없다.

왜냐?

야당과 싸우려 나온 사람이니까.


한 위원장은 정계에 입문한 이후부터 한계를 명확히 드러 냈고, 총선 승리 여부와 관계없이 머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더욱 큰 무언가, 더욱 가치로운 무언가를 국민께 제시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비대위원장 직은 자신이 쌓은 내공을 발휘하는 곳이지,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의 체급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고사하고 법무부 장관 직에 충실했어야 맞다.


셋 째, 인기를 받는 것과 정치적 지지를 받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한 위원장이 지금 헷갈리고 있는 것이다.

인기는 땔감이 사라 지면 자연히 사그라 드는 것이고,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시대를 관철하는 통찰력과 자신만의 고유한 정치 철학을 건설해서 제시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지금 이런 실력이 없이 인기를 얻은 상태에서 수락을 했기 때문에, 땔감이 떨어 지면 인기의 불씨는 점점 희미해 질 것이고, 한 위원장도 자연스레 그저그런 공장에서 찍어 내는 기성품같은 정치인으로 전락할 것이다.


당부 드리는 말씀은, 현 비대위원장 직은 기왕 수락했으니까 성실히 임하시고, 총선 이후에는 일선에서 물러 나서 사회를 더 직접적으로 부딪히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에 대한 실체적 경험과 안목을 틔우시길 바란다.

국가를 다스리고, 국민을 아우르는 것은 법전만으로 되지 않는다.

국민들은 더 이상 범죄자 때려 잡는 '검사 한동훈'을 원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을 품어 주고 장래 대한민국을 희망으로 인도해 줄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코저하는 것이 맞다면, 일선에서 활약하려기 보다, 아직은 더 세상을 다양하고 폭 넓게 접하면서 공부하셔야 한다.

한 위원장에게 들리는 환호와 응원 너머, 어느 한 켠에서는 소외되고 아파하는 국민들의 절규도 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가 된다.


지금 비대위원장이 된 것은, 인기와 기대감에만 치중해서 섣불리 수락한 것은 아닌 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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