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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사람 Oct 31. 2016

언제나 시작하는 마음

시작점을 되뇌는 작곡가와 나눈 이야기

 4년 전, 처음 만난 친구는 음악을 한다며 자신을 소개했었다. 사실 그땐 음악에 열정이 있는 정도인 줄로만 알았었다. 그런데 그는 지금도 여전히 음악을 한다며 자신을 소개한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예쁜 멜로디를 뽑아내는 연금술사처럼 음악을 하고 있다. 묵묵히 한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는 걸 보니 열정만으로 그치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겠다.


 노력을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보통 사람들의 심지는 강하기 마련이다. 나는 욕심쟁이보다 오늘과 내일을, 그리고 주변을 살필 줄 아는 노력의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란다. 별을 잡으려고 위태롭게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느라 주변 사람을 밀쳐내지 않으면 좋겠다. 머리 위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며 옆 사람에게 '저기 저 예쁜 별을 보라'고 말을 건넬 줄 아는 여유가 생기길 바란다. 그래서 꿈같은 성공에 가까워졌을 때 손에 쥔 별을 땅에서 더 잘 보이도록 낮춰주고 흔들어주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이 친구는 나중에 별을 손에 쥐었을 때 좋은 일에 쓸 마음씨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동안 그냥 음악하는 줄만 알았던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로 했다.


 궁금한 이야기를 적어, 이메일을 보냈고 그가 질문에 답을 적어 회신했다. 나는 인터뷰 질문 중에 빠지지 않고 묻는 것이 있는데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다. 단 한 권의 책을 추천 받아 읽어보면 추천해준 이에 대해 알고 있던 것 이상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조용히 상대방을 알아가는 방법이다. 그는 이 질문에 아녜스 르디그의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을 추천했다.


삶은 바다와 같아요. 파도가 해안에 밀려오면 물살이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했다가 파도가 물러가면 다시 고요해지죠. … 잔잔해도 어쨌든 찰랑거리긴 해요. 바닷가는 절대 고요할 수가 없어요. 절대. 삶도 마찬가지죠. 당신이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의 삶이 …
                                                                아녜스 르디그,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사연 있는 등장 인물들에게 또 다른 사연들이 덧입혀지는 것을 보며 찰랑대며 위태로워도 인생은 나아가는 구나 싶었다. 별일 없이 산다는 게 정말 아무일이 없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님을, 그럼에도 다 묻어두고 오늘을 버틴다는 의미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추천한 그가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있겠구나 싶었다. 작곡하는 그에게서 들은 담담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Q. 작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A. 사실 음악하겠다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군대 전역하고 곧장 서울로 올라와 들어간 전공은 보컬이었어요. 대학교에 진학해서 곡을 쓰면 친구들이나 교수님들께 들려드리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너 진지하게 작곡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게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조금씩 작곡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울에 와서 보니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 굳이 내가 노래를 할 필요는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시기이기도 했거든요. 노래는 계속 혼자 연습하면 되니까 한 번 작곡 공부를 진지하게 해보자, 해서 2학년 올라가서 작곡으로 전공을 바꾸게 되었어요. 작곡 공부를 시작하며 NTC란 극단에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고, 연극 / 뮤지컬에 들어가는 음악을 만들며 작곡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어릴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나요?
A. 초등학교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어요. 주말마다 누나랑 안방 침대에 누워서 테이프 틀어놓고 가사집 보면서 따라 부르고 춤추는 게 일상이었어요.


Q. 서울에서 홀로 작곡 공부를 하며 겪은 우여곡절은 없었나요?
A. 서울에 아는 사람이 없다 보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가 막막했어요. 곡은 계속 쓰고 있는데 이 곡들이 나를 떠나 누군가에게 닿았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길 텐데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어요.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극단에서 만들었던 연극 음악들을 통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다가 영화를 생각하게 됐어요. 영화 하는 분들이 모이는 사이트가 몇 군데 있는데 제 하루 일과 중 하나가 그 사이트에 들어가는 거였어요. 음악 부문을 모집하는 글이 아니었어도 그냥 무작정 연락드렸어요. 꼭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먼저 다가가는 게 어려워서 머뭇거렸지만 처음이 어렵지 한 두번 하다보니 뻔뻔함이 생겼고 덕분에 단편영화 음악 작업들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은 그게 무엇이 되었든 녹록치가 않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음악 공부를 시작한 그의 어려움이 짧은 대답 안에는 다 담기지 않은 것을 안다.그럼에도 작곡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에 묻자 그는 도리어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모두에게는 각자 다른 행복의 기준들이 있잖아요?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의 제 삶을 보면 그래요. 다행히도 저에게는 행복의 기준으로  ‘돈’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더라구요. 저에게는 그것 이상으로 가치있는 것들이 음악 안에 많아요.


 그는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견디는 지혜를 어디에서 얻는지 묻자 그는 성경을 읽는다고 답했다.

 그의 음악 활동을 넓히게 해준 발판 같은 첫 작업물은 '목란의 나라'라는 연극 공연이었다. 2013년 무대에 오른 이 연극의 작/편곡과 동시에 공연 당시에는 음향까지 맡았다.

 처음은 어려울 수밖에 없고 조급증을 억눌러야 차근차근 성장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는 부지런히 작곡 일을 맡았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연극, 영화, 뮤지컬, 인형극, 웹드라마 등에서 음악 감독으로 32여 작품에 참여했다. 음악으로 하는 일이라면 그 영역을 넓히며 두루 재능을 사용하고 있는 그다.

 2010년 2학기부터 작곡을 시작해, 그는 2015년 7월에 첫 앨범을 냈다. 첫 앨범의 수록곡은 그가 작곡으로 전공을 바꾸고 만든 첫 곡이다. 그는 나중에 개인 앨범을 내거든 이 곡을 1번 트랙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5년동안 차분히 기다린 셈이다.


"이 곡을 만들고 ‘아, 나중에 내 개인 앨범을 내게 되면 이 곡을 무조건 1번 트랙으로 해야지. 그리고 앨범 자켓은 이 곡의 처음 시작하는 코드를 잡고 있는 손을 찍어서 실어야지.’ 라고 생각했어요."
 


시작하는 마음,

시간이 흘러서도 스스로에게 시작점을 기억하게 하려고 지은 앨범 제목이다.

ⓒ SOMEBODY’S TALE

                       http://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2330915


"이 곡을 1번 트랙으로 넣고, 곡의 시작 코드를 잡고 있는 손을 앨범 쟈켓에 담으면서 제목의 의미를 부각시켰어요. 이 곡은 제 음악 인생의 시작점이에요. 그래서 곡 제목도 '시작하는 마음'이라고 지었어요."
 

 '시작하는 마음'이 담긴 앨범의 프로젝트명은 SOMEBODY’S TALE 이다. 의미를 물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되어 그대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라는 문장으로 설명하곤 하는데요. 저에게 일어난 일들이, 그리고 그것을 통한 감정들이 비단 나의 것으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공감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것이기도 하고 반대로 저에게 다가오기도 하잖아요. 그런 의미로 지은 이름이에요. 제가 만든 음악이지만 나만의 것이 아닌, 공감하는 모든 이들의 것이 되면 좋겠어요."


 그는 '시작하는 마음'을 시작으로, SOMEBODY’S TALE 프로젝트 앨범을 그 의미에 부합하는 곡들로 채우며 꾸준히 내고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혼자가 아닌 여럿일 때 서사를 갖게 된다. 타인에게 영향 받으며 삶이 변화되고 타인에게 영향을 주며 삶의 영역을 나누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은 인간에게 주어진 근사한 능력이다. 공감은 여러 가지 장치들을 통해 효과가 배가 되기도 한다. 그가 SOMEBODY’S TALE  앨범에 담고 싶어하는 음악 같은 것응 통해서 말이다. 그가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야기는 매일의 삶에 집중할 때 찾아오는 '오늘' 이다. 그는 작곡하는 음악에 전반적으로 사랑, 위로, 격려와 공감의 마음들을 담고 싶어한다.


 음악 다방면으로 열정이 많은 그는 프로젝트 앨범 작업 외에도 WE ARE HERE NOW란 밴드도 하고 있다.

ⓒ WE ARE ERE NOW

                          http://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2688445


 밴드의 첫 싱글은 올 여름에 나왔는데, 그는 밴드 작업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고 한다. 혼자하는 곡 작업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칠 법도 한데, 밴드를 하며 다른 사람과 작업하면서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즐거움이 생겨난 것이다.


 '작곡을 하길 참 잘했다' 생각이 든 건 언제였을까? 그는 네이버 뮤지션 리그에 음악을 올리고 있는데, 한 곡에 달린 어떤 분의 댓글을 읽으면서라고 했다.

 "오늘 너무 힘든 하루였다고. 너무 쓸쓸하고 외로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한참을 울었다고. 그런데 이 노래가 자기를 위로해주는 친구가 되어줬다고. 저의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아주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런 마음들을 전해들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죠."


 그는 작곡의 영감을 특별한 곳에서 발견하지 않는다.  평소처럼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차창 밖 풍경을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수첩이나 핸드폰에 녹음한다. 한 번 놓친 생각은 다시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기록하는 일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했다.

 부지런한 그는 작곡에 힘을 싣기 위해 올해 대학원 진학을 했다. 대학원에서는 사운드 디자인과 믹싱을 공부한다. 그는 지금 대학원에서 배우는 것을 화장하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표현한다. 지금까지는 얼굴 만드는 것을 해왔다면 이제는 얼굴에 따라 화장하는 법과 머리 스타일을 달리하면서 더 멋진 모습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풍성해질 그의 음악이 기대된다.




Q. 최근에 나온 앨범 소개 좀 부탁할게요.
A. 10월 17일에 SOMEBODY'S TALE 4번째 싱글인 [가만히 안녕]이 발매 되었어요.
01 Sunset Glows 02 가만히 안녕 03 Reflorescence 이렇게 총 3곡이 수록되어 있어요.

ⓒ SOMEBODY’S TALE

                      http://www.melon.com/album/detail.htm?albumId=10006534
 

 "우리가 살며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들 중 하나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누군가를 위로할 때 쓰는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라는 말이잖아요. 저도 정말 그런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었고요.


 몸에 가벼운 상처가 나면 굳이 연고를 바르지 않아도 점차 낫는 것처럼. 그런데 어떤 상처는 일찍 치료하지 않으면 곪거나 썩어버리잖아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인 것 같더라구요. 제가 그랬거든요. 제가 생활이 안 될 정도로 너무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시간이 언젠가 해결해줄테니 지금 순간만 넘기자라는 생각으로 일을 미친듯이 했어요.


 우는 아이를 달래려 재미난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처럼 저 또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버리게 한거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정말 괜찮아진 줄 알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됐거든요. 그런데 그 때의 상처와 비슷한 것들을 접하게 될 때마다 또 힘들어하는 저를 보게 됐어요.


 그때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낫는 상처도 있지만 상처에 연고를 발라 잘 치료해야 낫는 상처도 있구나 라는 것을요. 그것에 대한 것을 담고 있어요.


 '미숙하기에 소란한 어린 시절은 무더운 여름을 닮았다.' 라는 말로 앨범 소개글이 시작해요. 소란스러웠던 많은 감정들을 우리는 시간이 해결해준다라는 말로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채 외면하고 살아오진 않았나라는 물음이 있는 앨범이에요."



ⓒ SOMEBODY’S TALE



외면한 채 묻어두었던 것들을 꺼내 직면하고 가만히 안녕, 보내주었을 때 비로소 다시 꽃피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담았어요. 누군가에게 다시 꽃피울 수 있는 조그마한 동기 부여가 되었으면, 무엇보다 제가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어요.

 



Q. 어떤 앨범들을 또 계획하고 있나요?
A. SOMEBODY'S TALE 정규 앨범과 WE ARE HERE NOW 정규 앨범을 계획 중이에요. 그리고 작년처럼 크리스마스에 맞춰 크리스마스 싱글도 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Q.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A. 이건 꽤 오래된 소원이긴 한데요. 소소하게나마 공간을 하나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2년동안 카페에서 일하며 커피에 대해 조금이지만 배웠거든요. 공간에 찾아오는 분들께 마실 것은 직접 대접할 수 있었으면 해서요.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삶을 위한 공간이었으면 해요. 근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못하고 있어요.
 

 청소년 시절, 토이와 자화상의 노래를 즐겨 듣던 그가 어른이 되어 작곡을 하게 되고 음악으로 귀결되는 미래를 꿈꾼다. 인터뷰 말미에 책 한 권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했다. 그의 추천은 이 글의 앞에서 이미 소개한 아녜스 르디그의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이다. 그가 꼽은 책의 구절은 이렇다.
 



아랍 속담에 이런 말이 있어요. 절대 두 손 들지 마라.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일 수도 있다.
                                                         아녜스 르디그,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이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곤 했어요. 어렸을 때 슈퍼 마리오 게임을 좋아했거든요. 작은 마리오가 계속 달리는데 달릴 때마다 점차 자라는 것이 아니라 버섯을 먹어야 자라거든요. '버섯'이라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저 스스로 정체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마다 나에게도 언젠가 나올 버섯을 생각하곤 했어요. 그래서 저 책의 저 구절을 보았을 때 희열이 있었어요. '너의 생각이 맞으니 절대 두 손 들지 말아라'하고 얘기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는 내년 이맘 때쯤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같이 작업하게 된다면 좋겠다는 바램을 비쳤다. 좋아하는 뮤지션과 함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면 꿈만 같을 것이란 이야기도 덧붙였다.






 수저에 색을 달리하며 사람을 계급으로 분류하는 시대라지만 계급보다 중요한 건 각자에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근사하게 삶을 꾸리는 것 아닐까. 비교하는 순간 초라해지는 일은 한 순간이다. 급류처럼 몰아치는 사회적인 잣대가 당신을 흔들지라도 조급증에 자신을 송두리째 던지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인생에 쉼 없이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도 비참함이나 자책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인생이 빚어지는 것도 비를 맞고 시류를 견디며 강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다.


 작곡 공부를 할 만한 여건이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던 인터뷰이가 이제는 작곡을 직업으로 삼으며 살 수 있는 것도 이 인터뷰 안에는 다 담지 못한 어려움을 지났기 때문이다. 지나온 시간부터 지금까지 고생한 그에게 수고했으니 앞으로도 힘내라고,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낸다.


 이 글의 앞 부분에서 아녜스 르디그의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에 나오는 한 문단을 적었었다. 그 문단과 연결되는 다음 문단을 이어 적으며 인터뷰의 마무리를 대신한다.



뽀송뽀송하고 반짝이는 위쪽 모래알로는 모래성을 지을 수 없어요. 파도에 시달린 모래로 지어야죠, 이 모래가 점성이 좋으니까요. 당신은 인생의 모래성을 다시 지을 수 있을 거예요. 폭풍우에 단련됐으니까요. 그 모래성은 당신을 닮은 모래, 인생의 풍랑을 겪은 모래로 지어야겠죠. 그래야 단단할 테니까.    
                                                           아녜스 르디그,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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