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초 컷! 썸머캠프 예약

by 솔라
20180603488052.jpg 미국의 삶의 속도란. ©2015 Disney


미국의 삶의 속도는 한국보다 느리다고 느껴져요.

특히 행정적인 면에서는 주토피아에서 나무늘보로 그 속도를 비유한 게 참 적절하다 싶죠.


하지만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 재빠르다고? 할 때가 있으니 바로 썸머캠프 예약이에요.


3월이 다가오면 온갖 썸머캠프들의 홍보 전단지나 이메일을 받게 돼요.

2달 반이나 되는 미국의 긴긴 여름방학을 위해 학부모들은 치열하게 정보를 탐색하죠.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검증된 기관에서 운영하는 캠프는 단연 인기예요.

콘서트 티켓팅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름, 신용카드 정보, 주소 등을 메모장에 미리 적어 놓고

59에서 00으로 시간이 바뀌는 순간 치열하게 키보드를 두드려요.

결제까지 완료해서 등록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뜰 때의 성취감이란!

이렇게 희열을 느낀 게 얼마만인지 잇몸이 다 보이도록 웃는 저를 발견합니다.


이렇게 애써야 할 정도로, 미국 학부모들에게 여름방학은 가혹한 계절이에요.

한국처럼 아이를 픽업하러 와주는 학원도 없고 학원이 한 곳에 몰려있지도 않으니,

방학 내내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고 이리저리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지요.

미국 학부모의 삶은 라이딩이 전부라는 우스갯소리가 그냥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보장된 썸머캠프는

나무늘보도 치타로 만들어 버리곤 해요.

그렇게 올해도 저는 치타처럼 달려 몇 개의 캠프를 겨우 확보했어요.

그리고 곧 깨닫게 되겠지요.
이 모든 것을 또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야 한다는 사실을요.


미국에서의 여름방학은,
아이들보다 부모가 더 바쁜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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