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화요일 아침 피클볼 클럽

by 솔라

땅, 땅.

공이 라켓에 부딪혀 울리는 소리가 경쾌합니다.

노랑 분홍 빨강.. 알사탕 같이 알록달록한 공들이

녹색 코트 위를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모습은 또 얼마나 예쁜지요.

탁구와 테니스를 섞은 듯한 피클볼이라는 게임이에요.


매주 화요일 아침, 동네 주민들이 함께 피클볼을 쳐요.

월요일 저녁부터 괜히 마음이 두근거려요.

다음 날 비 예보라도 있으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고요.

피클볼이란 낯선 스포츠에 푹 빠져버렸어요.


뭐든 학원에서 돈을 내고 배우는 것이 익숙했던 저에게

동네 사람들이 같이 어울리며 초보자를 가르쳐주는 이 피클볼 모임이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너무 못하는데 이런 내가 끼는 게 괜찮을까?’

‘잘하는 사람들의 시간과 즐거움을 내가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닐까?’

‘배우고 와서 끼는 게 예의 아닐까?’

한국에서 익숙했던 방식이 자꾸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런 저의 걱정이 무색하게 이 모임은 동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피클볼 코트를 서성이며 구경하는 누구에게나 친절히 물어요.

“같이 피클볼 칠래요? 매주 화요일 아침 8시 반에서 10시 반 사이예요.”


그렇게 만난 에일린은 저의 피클볼 선생님이자 플레이 메이트입니다.

은발의 할머니이지만 코트 위에서 가장 가볍게 뛰는 사람은 언제나 에일린입니다.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라 더 젊은 제가 유리할 것 같지만

언제나 잠깐 물 좀 마시자고, 쉬는 시간을 외치는 쪽은 저거든요.


에일린처럼 멋지게 코트를 누비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작은 꿈,

그리고 평생 가져가고 싶은 취미가 하나 생겼어요.


왕초보와 15년 차 경력자가 뒤섞여 어울리는

화요일 아침, 우리 동네 피클볼 코트는 언제나 유쾌해요.

잘 치는 상대를 만나면 공이 빠르게 오가는 것을 즐기고

또 잘 못하는 상대를 만나면 조금씩 발전해 가는 모습을 응원하며 피클볼을 즐기지요.


저도 꾸준히 치다 보면
언젠가는 코트 주변에서 머뭇거리는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넬 수 있겠지요.


“같이 피클볼 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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