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아이ㅡ"해리포터"라는 비범하고도 평범한 소년

평범함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던 영웅

by 도한솔 I Solar



tumblr_oedu1hs34x1um2ejno1_500.gif


Harry "슬리데린은 안 돼, 슬리데린은 안 돼."

"Not Slytherin, not Slytherin."

- 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1권)



2025년 여름 프라이빗 수업 때,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느냐는 질문에, 눈을 두 번 굴리다가 바로 답했던 인물. 해리 포터.

해리는 마법 세계의 영웅이지만, 인물의 걸음걸이와 질감을 표현해 내기가 다소 어려운 인물이다.
론이나 헤르미온느(허마이오니), 덤블도어, 볼드모트, 스네이프 등등, 개성이 강한 인물들과 달리, 해리는 사람 자체가 사실 이렇다 할 엄청난 특색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해리포터 팬들 사이에서도 해리는 주인공이지만 인기 순위에서 밀리곤 한다. 심지어 해리를 지키기 위해 죽은 인물들 때문에, 해리를 저평가하고 해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나는 왜, 이런 해리를 가장 좋아하는 걸까?

대답은 간단하다.
영웅이라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마음과 선을 선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해리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를 잃고, 이모 부부와 두들리에게 학대받으며 자라왔다. 그 고통이 어떤 형태인지, 얼마나 끔찍한지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또 그런 고통을 주는 걸 원치 않았던 해리. 힘이 생겨도 그 힘을 뽐내거나 이용하고 복수하지 않기로 한 아이.

아직 어린 나이의 해리는,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 고통, 배신, 공포, 비난을 겪는다. 매번 생사를 넘나드는 진실을 보고 돌아오지만, 어떤 순간의 호그와트 학생들은 그걸 이해하기보다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곤 한다.

불안할수록 희생양을 만들어야 하니까. 마법세계에서, 호그와트에서, 해리는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특별하고 위험한 존재로 여겨지지만, 학생들은 그를 부러워하면서도 동시에 그를 배척함으로써 "나는 저 아이보다 나아-"라는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어른들마저 해리를 압박하고 정치적인 산물로 보기도 한다.

해리는 한 번도 인정받기 위해 싸운 적 없지만, 사람들은 해리가 자신들을 위해 뭔가 해주기를 원한다. 그게 충족되지 않으면 뒤돌아서기도 한다.

하지만 해리는 그런 것에 슬퍼할지언정 휘둘리지 않는다. "내가 세상에 해를 끼치는 존재는 아니다"라는 믿음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신을 구한 어머니 릴리의 사랑과 보호 마법으로 심어져 있었으니까.

해리는 무지하지 않은 아이다. 그저 '선택'했다.
수차례 죽을 고비와 원한과 어둠을 마주해도, 우리를 정의하는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이라는 덤블도어의 말을 따라서, 그리핀도르의 '용기'로서 말한다.


나는 이 고통을 타인에게 반복하지 않겠다고.
나는 특별한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해리가 가진 뛰어난 마법능력과 부모가 물려준 엄청난 재산, 볼드모트로부터 살아남은 아이라는 타이틀.
주인공이기에 가진 사기적인 능력치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사실 해리는 그 또래 남자애들처럼 적당히 장난기 있고, 부모의 부재를 누구보다 크게 느끼며, 그의 마법능력에서 가장 뛰어난 건 어둠의 마법 방어술이고, 최후의 전투 후, 파셀통(뱀과 대화)을 할 수 없게 된 걸 정말 기뻐한 걸.

나는 그래서 해리가 좋아. 평범의 가치를 알잖아.



harry-potter-order-of-the-phoenix.gif


Harry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너 자신을 믿는 거야."
"Working hard is important. But there’s something that matters even more: believing in yourself."

-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5권)

작가의 이전글<누명 : Ordeal by Innoc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