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31-35 with audio
성경 <마태복음> 26:31-3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는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성경에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 떼가 흩어지리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되살아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갈 것이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모두 스승님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저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베드로가 다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스승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모두 그렇게 말하였다.
저 말을 하는 순간, 예수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분노?
원망?
실망?
혹은 슬픔?
모든 감정이 다 맞을 수도 있겠다만, 그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공존하는 "고독"의 감정이 먼저 들었으리라.
베드로는 모든 제자들을 대표하는 강하고 충성스러운 제자이다. 그는 자신을 믿었고, 다른 사람은 다 버려도 나는 아니라고 스스로 장담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인간의 한계를 꿰뚫고 있었다. 얼마나 연약하고, 내면 깊은 곳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들인지. 자신 역시 인간의 몸을 하고 있기에, 그 두려움을 넘기 위해 스스로 걸어가는 이 길이 얼마나 외롭고 쉽지 않은지를 안다.
물론, 제자들은 지난 3년 동안 예수를 따라다니며 가르침을 받았고, 그들과는 깊은 유대가 있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순간에는 모두 떠나간다는 것을 아는 건 인간적으로 큰 슬픔이었을 거다.
특히 베드로의 "죽는 한이 있어도 나는 안 떠난다"는 말은, 예수님께서 알기에 더 안타깝고 쓰라린 대목이다. 그는 그들의 예고된 배신을 단순히 "너희는 못났다"로 끝내지 않으신다.
다만, 그들의 연약함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희를 다시 만날 것이라는 연민을 보내신다. 그는 제자들의 부인과 배신은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충실하기 얼마나 어려운 줄 아니까. 그리고 제자들의 배신이 끝이 아니라 부활 후에 다시 만나고 회복될 길이 열려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으니까.
원래, 두려움과 사람들의 조롱, 믿었던 이들의 배신, 권력의 폭력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이 선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숱한 패배를 겪어야 하는지,
그러나 그 패배조차도 구원의 승리가 됨을 보여줘야 하는지,
예수님은 자신의 희생을 통해 입증한 영웅이니까. 그걸 누가 아무나 하겠어.
그래, 베드로도 결국 한 사람의 부족한 인간이었으니까. 그와 다른 제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죄책감이라던가,
부끄러움 때문만이 아닌,
배신했으니 끝이라던가...,
그런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내가 다시 용서받을 수도 있을 수도 있을 거라는,
그러나 두 번 다시는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사랑과 사명의 확인 때문이지.
여담
생각해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랑 신약성경은 닮은 점이 많다니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해리랑 론도 딱 그래. 론은 해리의 가장 오래된 친구인 삼총사 중 한 명이고, 우리는 끝까지 함께라고 호언장담해도, 결국 압박감과 두려움 때문에 무너지거든. (그간 론은 해리한테 질투도 많이 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움.) 그래도 떠났다가 후회하고 괴로워하고 다시 돌아오고.
하여튼 베드로처럼 고집 세고 자존심 세고 불안하고... 그래도 예수님도 베드로한테 세 번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어본 것처럼, 해리도 론을 용서하지. 다시 돌아오는 것도 용기니까. (물론 헤르미온느는 론이 돌아왔을 때 죽일 듯이 화를 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