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언제나 정신이 건강한 예술가가 되고 싶다.

by Donna

0. 들어가며


저는 오랜 시간 동안 나 자신을 표현하며 살았습니다.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을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과 같아요. 저는 그렇게 살았어요. 유치원 때는 동네 친구들을 집 앞에 모아놓고 노래를 부르며 TV에 나온 것들을 따라 했고, 초등학교 때에는 정규 수업이 끝나면 늘 방과 후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죠. 플루트, 바이올린, 서예, 리코더, 합창반 뭐 안 한 게 없었어요. 중학교 때는 동아리 활동으로 연극반과 댄스스포츠반을 하면서 장래희망을 연극배우와 댄스스포츠 선수 사이에서 고민했었죠.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는 뮤지컬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뮤지컬 동호회에서 만난 뮤지컬 음악감독님께서 뮤지컬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대학입시까지 준비하게 되었어요. 그게 저를 '표현하는 사람'으로 살겠노라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냐면 제가 너무 가고 싶었던 예술대학에 입학을 하게 된 거였거든요. 졸업 후 역사 있는 뮤지컬에 주인공으로 데뷔하며 탄탄대로의 길을 걷는다 생각했죠.


그러나 탄탄대로의 길, 그러니까 제가 원하는 대로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삶처럼 계속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 탄탄대로의 길은 주인공 데뷔 후 이상과 현실의 괴리, 너무 어린 나이에 경험했던 스포트라이트, 너무 갑작스럽게 큰 역할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등등 여러 가지의 심적부담과 또 안과 밖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전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대형 극장을 바라보기도, 그 안에 들어가기도 싫어했고 동기들의 공연 또한 쳐다보지 않았었죠. 항상 긍정적으로 살았던 제 사고관이 점점 부정적으로 변해갔으며 삶에 만족되지 않은 저는 어둡고 어긋난 반짝임의 유혹에 물들어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표현하는 것을 놓지 않았어요.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고, 새로운 음악과 영화를 지치지 않고 갈구했고 본능인지 감정인지 구분도 안되게 사랑에 미쳐있었어요. 뭐랄까, 계속 제 자신을 낭떠러지로 밀어붙였던 거 같아요. 뜻대로 되지 않고 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인생에서 길을 잃었던 거 같아요. 분명 사람들은 저에게 잘 될 거라고 했거든요. 잘 될 수밖에 없다고 했거든요. 그 말이 더 제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어요. 도대체 언제? 잘될 거라고 했으면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 일지 말 좀 해줄래? 우울증과 공황장애 삶에 대한 무력함과 낙오자로 똘똘 뭉쳐 좋은 말에도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예술을 할 팔자라면 뭔 개지랄을 떨어도 예술을 하며 살겠지."


한참 어긋났던 시각들과 생각들을 재정립하기 시작했어요. 욕망과 열망에 불타올랐던 제 자신에게 물을 적셔주고 검게 타들어간 재를 털어냈어요. 그리고 앙상하게 마른 가지에 흉터만 남은 저를 돌아봤어요. 힘이 없었어요. 사람들은 나를 살게 할 힘을 주기는커녕 그런 저를 나무랐고 다그쳤어요. 앙상하게 마른 가지에 난도질을 해놓고 저보고 왜 감당하지 못하냐고 했어요. 사람들은 나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아요. 감당하려고 하지 않고 나보다 0.1이라도 높은 곳에 있고 싶어 해요. 그곳은 또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랬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이야기, 0.0의 위치에서 힘을 북돋아주고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같이 성장하길 바라는 것. 이 모든 것들을 제가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에서 오는 여러 가지를 펼쳐서 함께 고난을 이겨내는 이야기요.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위대한 존재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