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넘어선 고통

너는 엄마가 예뻐 보이니?

by 솔레일 힐링
솔의 시선 ; 슬픔을 넘어선 고통


'32살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이혼 후, 한 달간 한국을 떠나 있었다. 한국에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으니까... 부모님도 헤어진 남편도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은 것!' 그 길에 함께 가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기에 홀연단신 혼자 일어서서 쳇바퀴 같은 그 굴레에서 애를 쓰며 나왔다. 한국에 있으면, 아이를 놔두고 온 나에 대한 죄책감이 가정을 깨버린 나 자신에 대한 미움이 가까운 사람들의 원망 섞인 말들과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나 나를 집어삼킬 것 같다. 연락을 끊고, 쉬었던 한 달 남짓, 귀국 후, 나는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


32살, 새까맣게 타버린 얼굴, 삐뚤 하게 자른 앞머리, 깡 말라버린 몸, 터질듯한 캐리어... 인천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솔이는 부모님께 첫마디를 어떻게 꺼낼까 곰곰이 생각했다. 지하철 안에서 히죽거리며, 혼잣말을 하며 연습을 하다가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모두 괜찮은 걸까? 나만 안 괜찮은 걸까?'


솔이는 지하철 역에 내려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는 무얼 할 거지?' 직장도 없고, 꿈도 사라진 지 오래전이다. 더 이상 자신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기 위해 이혼을 했는데, 원하던 것을 하기 위해 이혼을 했는데, 막상 안전한 공간을 떠나고 나서는 두려움이 먼저 앞서고,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다.


'그래.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다는 건 좋은 일 일거야. 다시 그림을 그리면 되니까.'


울음도 공허해진 가슴도 조금은 가라앉는다. 감정에 휩싸여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으니까... 들어가야 하는데, 친정집의 현관문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솔이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곳을 도망치고 싶어 결혼이라는 것을 했는데, 다시 여기로 돌아와 원점이다.


"솔아! 솔아! 솔아! 솔아! 솔아!................"

"나~ 자요!"


집에 돌아온 지 하루가 되었는데, 끊임없이 이름을 불러대는 부모님의 목소리에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가두고, 이불을 뒤집어쓴다. '잔다고 하면, 덜 부르겠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내 선택에 나는 얼마큼 확신이 있는 걸까? 나는 누구지? 나는... 나는...'


밤사이 이불을 덮어쓰고, 이를 악물고 있다. 울음이 새어 나오면, 무너질 것 같았다. 입술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눈물과 콧물, 입가에는 피범벅이 되었지만, 모든 이들에게는 괜찮은 척을 해야 했기에 가슴을 부여잡고, 눈이 벌겋게 부은 이유를 생각해 본다.


"어제 짠 걸 많이 먹었더니 얼굴이 많이 부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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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미스테리스쿨 공인 힐러로 활동하며, 자신의 빛을 찾아갈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형이상학 공부와 훈련을 통해 체득되는 경험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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