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
누워있을 때 몸은 쉬지만 마음은 쉬고 있지 않아요. 생각에 빠져있거나 묶여있다면 마음은 쉬지 못하죠. 지금 내가 느끼는 감각,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면서 마음을 쉬게 해 주세요.
이 말을 하는 목소리를 좋아한다. 목소리는 일종의 bgm이며 목소리가 좋은 것은 좋은 음악을 백그라운드에 깔아놓는 것과 같다.
매력이 있다.
5.20. <어른들의 아이스크림>
스타벅스를 자주 가지 않는다.
산미 강한 아메리카노를 먹으려면 체인인지 개인인지 구분이 안 가는 몇 개 없는 가게들을 손수 찾아가야 한다.
손수 찾아가는 수고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거라,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가령 단체 점심시간이라든가, 돌잔치가 끝난 후 손님들끼리의 뒤풀이라던가) 편의를 위해 가는 곳이 내겐 스벅이었다.
그날은 허기가 진 저녁이었다. 네시쯤 평양냉면을 먹고,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보니 8시가 넘었다.
어디든 들어가서 뭐를 먹자니 너무 거대한 기분이고, 평소 하지 않는 디저트 소비는 약간 어색한 그런 기분. 그때 며칠 전 선물로 받은 스타벅스 쿠폰이 떠올랐다.
익숙한 곳에 익숙하게 들어가 신메뉴인지 뭔지 모를 ‘얼그레이 카카오 프라푸치노’를 시키곤, 종이빨대를 하나 꽂을까, 두 개를 꽂을까 하다 각각 꽂은 후 왔던 길을 되돌아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
종이빨대는 어떤 게 누구 건지 구분이 어려워졌지만…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가기 전 아이스크림바 하나씩 입에 물고 헤어지는 어린애들처럼, 역에 다다르기 직전까지 배도 차고 맛있게 먹었던.
어른들의 아이스크림 대신 음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