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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룬 Sep 10. 2023

2023.8.13.-9.8. (11)

여름의 바다만 기억해

8.13.

나에 대해 말하기 어려웠던 때가 있다. 누군가 나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답하기 전부터 우물쭈물하던 때. 지금은 누군가 내게 질문해주는 것이 좋다. 원래도 앞머리 뿌리 부분이 잘 휘세요?(많이요..) 너무 좋은 향이 나서 놀랐는데 샴푸는 뭐 쓰세요?(러쉬..) 보통 컬 넣으면 웨이브로 넣으세요?(셋팅펌으로..)


8.17.

벌써 17일이라니…

일주일 동안 요가를 쉬기로 했다. 내 의지가 아닌

회사의 스케줄 때문에 ^..^

아무리 생각해도 내 꿈은 회사에 있지 않은데 이를 어쩌지. 자유.


8.20.

파리에 놀러 간 꿈을 꿨다. 난 바다 사진을 올렸고, 묵는 오두막은 정말 정말 내 스타일이었고(다락방에 책이 가득한 나무집, 창밖엔 나무들이 보였다) 그 사진도 올렸고 또. 바다 건너 패러 글라이딘을 했고, 파리 시내를 한눈에 보았고 (그 와중에 한국 아파트명이 보였다..) 누군가와 같이 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8.25.

한 발짝 다가가자 일순간에 조용해졌다.

또 한 발짝 다가가자 바다 냄새가 났다.

어떠한 향수나 디퓨저도 따라 만들 수 없는 바다 고유의 향이었다.

가만히 귀를 집중하니 바다 소리가 났다.

딱 좋은 찰랑한 울림의 바다 소리

그곳에 더 오래도록 서있고 싶었다.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스케줄엔 양해를 구하면 되는 거였다.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


8.31.

한번 감정-우위 인간으로 살아보기로 한다.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 그게 시작이다.


9.3.

싹싹 비워 먹었다.

여긴 명상하는 공간에 가깝다.

이런 음악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선곡하는 걸까.

음악 소리분석 해볼걸(아차..)


집에 와서 맛있는 밥을 먹었다

날치알 마키와, 메밀 소바와 짭조름한 문어 및 호박잎된장쌈밥.

밥을 먹고는 아로니아 요거트를 먹었다.(생아로니아를 요거트에 넣은 것)

배가 너무 불러 운동을 하고 싶었다.

평소 같았으면 생각만 하고 말았겠지만

오늘은 쌓여있는 택배 상자가 생각이 났다. 이번주에 우리 집으로 오는 고양이를 위한 용품들이었다. 엄마의 짐이 되지 않게 집 밖에서 택배를 뜯고 비닐과 상자를 처리했다. 그러는 사이 먹은 게 전부 소화되고 거봉을 야식의 야식으로 먹었다.


요즘 쿠팡에는 안 파는 게 없다. 고양이 용품부터 거봉까지. 그 거봉은 아주 달고 맛있었다. (별점 다섯 개 드립니다)

잠으로 절여졌던 주말보다 한층 기운을 낸 오늘 주말에 못다 한 몸정리도 깔끔히 하고 알차게 보냈다.


9.5.

광화문광장 화려한 무대 위 의자가 하나 있고 민머리에 안경 쓴 남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무대 설치 중 잠깐 쉬는 타임을 가지는 듯한데 무대는 그조차 예술작품으로 만든다. 그런 힘이 있다.


9.8.

초록 넘실 안정적으로 깔린 파랑

날씨 영향 안 받는 인간이 되어야지! 하다가도

이런 날씨만 보면 한껏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오늘은 금요일-

‘평일엔 약속을 잡지 않는다’가 원칙인데, 즐거운 금요일 저녁을 몇 번 보낸 후론 금요일에만 약속을 잡는다. 주말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진짜다.)


점심엔 하타요가를 다녀왔다. 호흡 요가가 정말 잘 맞는다. 가기 전에 계란 하나를 먹곤 배가 고팠는데 끝나니 배고픔이 싹 가신다. 몸이 알칼리성으로 변해서란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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