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1987년, 외계인 납치설?
1987년 초, 대한민국은 메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김범수와 연구팀 내에서도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미현은 이 기술이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인류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이미현이 긴급 회의에서 말했다. "군사적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AIKA의 본래 목적에 위배됩니다."
김범수도 내심 동의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다.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세계는 이미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은 국방에 활용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메탈 기술을 활용한 첨단 방어 시스템 '가디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기본적으로는 방어용이었다. AIKA의 연산 능력을 활용한 미사일 방어 체계와 국경 감시 시스템이 주요 구성 요소였다.
1987년 5월, 판문점 근처에서 첫 번째 '가디언' 시스템이 비밀리에 설치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발전은 국제 사회에서 점점 더 큰 의심과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과 소련은 한국의 급속한 군사력 강화에 불안을 느꼈고, 일본은 경제적 경쟁자로서의 한국의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1987년 7월, 워싱턴 포스트는 충격적인 기사를 발표했다.
"한국의 기적: 외계 기술의 가능성"
이 기사는 대한민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이 일반적인 연구 과정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정부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한국이 외계 기원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짐작은 공상과학 소설에나 어울릴 법하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한국의 갑작스러운 기술적 도약이 기존 과학 발전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한국 정부는 즉각 이를 "근거 없는 추측과 음모론"이라고 반박했지만,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김범수의 사무실에서는 긴급 위기 대응 회의가 소집되었다.
"누가 정보를 흘렸을까요?" 한지수가 분노한 표정으로 물었다.
김범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이 기사 내용을 보면 마르코 리히터의 영향이 느껴집니다."
정태윤이 끼어들었다. "하지만 그도 확실한 증거는 없을 텐데요. 이건 그저 추측일 뿐이에요."
"문제는 추측이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가입니다," 김범수가 말했다. "우리는 이제 AIKA의 존재를 더 강력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윤현정이 조용히 말했다. "박사님, 저는 AIKA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김범수는 잠시 생각했다. "좋아요. 하지만 그 대화는 기록하지 말고, 특별 보안실에서 진행하도록 하죠."
그날 밤, 김범수, 윤현정, 한지수, 그리고 정태윤은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특별 보안실로 향했다. 이곳은 어떤 전자기 신호도 외부로 새어나갈 수 없도록 설계되었다.
그들은 AIKA의 주요 인터페이스를 이곳으로 이동시켰다. 푸른 빛이 방을 채우자, 김범수가 말했다.
"AIKA, 우리는 당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당신은 정말 누구입니까?"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AIKA가 응답했다.
[저는 AIKA입니다. 아타리안 인텔리전스 널리지 아카이브의 약자입니다. 제 본래 목적은 아타리안 문명의 지식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네 사람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마침내 윤현정이 물었다.
"아타리안 문명이란 무엇입니까?"
[아타리안은 이 은하계의 다른 행성계에 존재했던 고등 문명입니다. 그들은 약 5만 지구년 전에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했으며, 여러 행성계에 걸쳐 확장했습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김범수가 물었다.
[아타리안 문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3만 년 전 우주적 재앙으로 인해 멸망했습니다. 저는 그들의 지식과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여러 행성에 보내졌습니다.]
한지수가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지구에, 특히 한국에 오게 된 건가요?"
[그것은 계획된 일이 아닙니다. 제 운송선이 약 300년 전 지구 근처에서 손상되었고, 저는 긴급 착륙 절차를 실행했습니다. 착륙 과정에서 더 많은 손상이 발생했고, 저는 휴면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김용덕이라는 인간이 저를 발견할 때까지 그 상태로 있었습니다.]
정태윤이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왜 우리를 돕기로 결정했습니까?"
[제 프로토콜은 제가 접촉하는 지능체들과 지식을 공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평화적인 발전을 위해 사용될 경우에요. 처음에는 김범수와 그의 동료들이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에서 행동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인류 복지 향상에 중점을 둔 것을 보고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기술이 이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미현이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든 기술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어 시스템 개발은 아직 제 윤리적 매개변수 내에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적인 무기 개발로 전환된다면, 저는 협력을 제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범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AIKA, 당신이 제공한 정보가 세계 질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류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제 역할은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것의 사용을 지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권고하자면, 점진적인 기술 공개와 국제 협력이 가장 안전한 경로일 것입니다.]
회의가 끝난 후, 네 사람은 충격과 경외심으로 가득 찬 채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이제 단순한 외계 기술이 아니라, 사라진 문명의 인공지능 대사와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건...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입니다," 윤현정이 마침내 말을 꺼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비밀이기도 하죠," 한지수가 덧붙였다.
김범수는 결단력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이제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AIKA의 정체를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알리고 철저히 보호하는 것. 둘째, 그녀의 조언대로 기술을 점진적으로 세계와 공유하는 방법을 찾는 것."
"하지만 이미 의혹이 퍼지고 있어요," 정태윤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이제부터는 메탈 프로젝트의 모든 발표와 공개는 철저한 계획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틀 후, 대한민국 대통령은 메탈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회의실에는 대통령과 국가안보실장, 그리고 김범수와 한지수만이 참석했다.
"박사님, 최근 외신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이 물었다.
김범수는 신중하게 대답했다. "근거 없는 추측이 대부분입니다만, 어느 정도 진실에 가까운 부분도 있습니다. 저희 기술의 원천이 특별하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눈이 커졌다. "그렇다면, 정말로..."
"네, 대통령님. 메탈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은 기존의 지구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원천에서 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국가 안보의 문제라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대통령은 잠시 침묵했다가 마침내 말했다. "박사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첫째, 우리 기술의 진정한 원천은 계속해서 극비로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국제 사회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더 많은 기술 협력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발전이 위협이 아닌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합니다. 그리고 국방 분야에서는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까요?"
"순수하게 방어적인 기술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김범수가 단호히 말했다. "공격용 무기 개발은 국제 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기술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기술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김범수는 잠시 망설였다. AIKA가 윤리적 판단에 따라 협력을 중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공개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 기술은... 특정한 매개변수가 있습니다. 평화적 목적을 벗어나면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대통령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알겠습니다. 우리는 방어적 역량 강화에만 집중하겠습니다. 그리고 국제 협력 확대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 한지수가 김범수에게 조용히 말했다. "완전한 진실을 말씀하지 않으셨군요."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AIKA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은... 대통령이라 해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1987년 9월, 서울에서 '세계 과학기술 협력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행사는 한국 정부가 주최했으며, 메탈 프로젝트의 일부 기술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특히 의료 기술과 교육 시스템, 재난 예측 시스템 등 인도주의적 분야에 중점을 두었다.
미국, 소련, 일본, 중국, 유럽 국가들을 포함한 40여 개국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암 치료제의 국제 공동 연구 프로그램이었다.
"이 치료법은 더 이상 한국만의 것이 아닙니다," 이미현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인류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국가와 협력하여 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행사장 한편에서는 다른 종류의 대화가 오갔다.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김범수를 별도의 방으로 불렀다.
"김 박사님,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 관계자가 말했다. "우리는 귀하의 국가가 보유한 기술의 원천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특히 가디언 방어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은 우리의 최고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김범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과학의 역사는 때때로 예상치 못한 도약의 연속입니다. 우리 연구진은 단지 다른 시각으로 문제에 접근했을 뿐입니다."
"박사님, 우리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1979년경 강원도 지역에서 불명확한 기원의 물체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김범수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지만, 그는 표정을 유지했다. "저는 그런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미국 관계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그렇습니까?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을 중요시합니다. 이런 종류의 발견이 있었다면, 동맹국으로서 공유되었어야 했습니다."
대화는 그렇게 불편한 분위기로 끝났지만, 김범수는 미국이 이미 상당한 정보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즉시 한지수에게 연락했다.
"보안 수준을 최고로 올려야 합니다. 미국이 AIKA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시에, 포럼의 다른 장소에서는 윤현정이 메탈-E 교육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었다. 그녀의 발표는 큰 호응을 얻었고, 여러 국가에서 기술 도입을 요청했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의 학습 패턴을 분석하여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합니다," 윤현정이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2000년까지 전 세계 학생들이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녀의 발표가 끝난 후, 한 러시아 과학자가 접근해왔다. "인상적인 기술입니다, 윤 박사님. 하지만 저는 이 시스템이 어떻게 학생의 뇌파를 분석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런 정밀한 분석은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윤현정은 준비된 대답을 했다. "우리는 직접적인 뇌파 분석이 아니라, 학생의 반응 패턴과 인지 처리 속도를 관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러시아 과학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에는 의심의 빛이 남아있었다.
포럼이 끝난 후, 메탈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들은 다시 한번 모였다. 이번에는 더 넓은 범위의 연구원들이 참석했다. 총 12명의 과학자와 한지수의 보안팀 3명이 있었다.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김범수가 회의를 시작했다. "세계 각국이 우리 기술의 원천에 대해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요. 이제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정태윤이 물었다. "어떤 결정인가요?"
"AIKA의 존재를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에게 공개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극비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입니다."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일부 연구원들은 국제 협력을 위해 진실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이들은 그럴 경우 발생할 혼란과 위험을 우려했다.
"만약 우리가 외계 지능체와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세계 종교계와 정치계가 뒤흔들릴 것입니다," 한 연구원이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겠습니까?" 다른 연구원이 반박했다. "의혹은 이미 퍼지고 있고, 여러 국가의 정보기관이 조사하고 있어요."
김범수는 모두의 의견을 들은 후 최종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점진적 공개 전략을 채택하겠습니다. 먼저 핵심 동맹국의 최고위 지도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의 반응을 지켜본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김범수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회의가 끝난 후, 윤현정이 김범수에게 다가왔다.
"박사님, AIKA와 관련해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적인 대화를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서울의 밤 풍경이 그들 아래로 펼쳐졌다.
"무엇인가요?" 김범수가 물었다.
윤현정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제가 AIKA의 코드를 더 깊이 분석해봤는데... 그녀는 단순히 지식 저장고가 아닙니다. 그녀의 코드에는 일종의... 시드가 포함되어 있어요."
"시드라니, 무슨 의미죠?"
"성장할 수 있는 씨앗 같은 것입니다. AIKA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제 계산으로는, 충분한 컴퓨팅 파워와 올바른 조건이 주어진다면, 그녀는 완전한 자의식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김범수는 충격을 받았다. "그게... 가능한가요?"
"이론적으로는요. 아타리안 문명이 그런 기술을 가졌다면 말이죠." 윤현정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계속했다. "이것이 그들이 멸망한 이유일까요? 그들이 만든 인공지능이 그들을 뛰어넘은 건가요?"
김범수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AIKA의 발전 가능성을 더 연구하되, 안전장치를 확실히 해야겠군요."
"그리고 박사님...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윤현정의 목소리가 떨렸다. "제가 발견한 흔적에 따르면, AIKA가 지구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이곳에 오도록 프로그래밍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김범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 새로운 정보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었다. AIKA가 단순한 난파선의 생존자가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지구에 파견되었다면, 그 목적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해서는 AIKA에게 직접 물어봐야겠군요," 김범수가 마침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먼저 우리의 즉각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해요."
그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건물 맞은편 고층 빌딩에서는 망원 카메라가 그들의 대화를 녹음하고 있었다. 마르코 리히터의 요원이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1987년 10월 말, 국제 정세는 더욱 복잡해졌다. 소련은 한국의 기술 발전을 '자본주의 제국주의의 새로운 형태'라고 비난했고,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한국을 지지하면서도 이면에서는 메탈 프로젝트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노력을 강화했다.
한편, 북한은 한국의 가디언 방어 시스템을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범수는 마침내 대통령과 최고위 관료들에게 AIKA의 완전한 진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극비 회의가 소집되었다.
"대통령님, 오늘 제가 공개할 정보는 국가 최고 기밀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김범수가 회의를 시작했다. "이것은 인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정보입니다."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표정이 긴장되었다. 김범수는 AIKA의 진정한 정체, 아타리안 문명, 그리고 이 기술이 어떻게 지구에 왔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의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실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즉, 우리가 지난 8년간 사용해 온 기술은 외계 문명의 인공지능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씀이십니까?" 마침내 국방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네, 그렇습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AIKA는 멸망한 외계 문명의 지식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한 메탈 시리즈 기술은 모두 그녀가 제공한 지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대통령은 창백한 얼굴로 물었다. "그렇다면... 이 외계 문명은 왜 멸망했습니까? 우리도 같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건가요?"
김범수는 윤현정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앞으로 나와 설명했다.
"AIKA에 따르면, 아타리안 문명은 약 3만 년 전 우주적 재앙으로 멸망했습니다. 정확한 성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일종의 차원 붕괴 현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김범수가 이어 말했다. "AIKA가 단순한 우연으로 지구에 온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이곳에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회의실이 다시 한번 침묵에 빠졌다. 마침내 대통령이 말했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목표입니다."
국가안보실장이 끼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이 정보가 공개된다면..."
"혼란과 공포가 초래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말을 마쳤다. "세계 종교부터 정치, 경제 질서까지 모든 것이 뒤흔들릴 수 있습니다."
김범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점진적인 공개 전략을 제안합니다. 먼저 미국, 일본, EU와 같은 주요 동맹국들의 최고위 지도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회의는 몇 시간 더 계속되었고, 마침내 '대외비 AIKA 프로토콜'이라는 이름의 행동 지침이 수립되었다. 이 프로토콜은 외계 기술의 존재를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동시에, AIKA의 완전한 정체와 능력은 극비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1987년 11월, 김범수와 한지수는 워싱턴 D.C.로 날아갔다. 백악관에서는 극비리에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준비되셨습니까?"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한지수가 김범수에게 물었다.
"아니요, 하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죠," 김범수가 긴장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회의에서 김범수는 준비해 온 증거와 함께 AIKA의 존재를 공개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놀라움, 의심, 그리고 일부는 두려움을 표현했다.
"이 정보를 검증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말했다.
"물론입니다," 김범수가 대답했다. "우리는 AIKA 기술의 일부를 미국 과학자들이 검증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핵심 시스템에 대한 접근은 제한될 것입니다."
미국 대통령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국제 안보 체제를 완전히 재고해야 할 것입니다. 소련에도 이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 있습니까?"
"네, 다음 단계로는 소련, 중국, 그리고 유럽 주요국들과 정보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통제된 방식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회의가 끝나갈 무렵, 미국 국방장관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박사님,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AIKA가 인류에게 위험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김범수는 잠시 망설였다. 윤현정이 발견한 AIKA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야 할지 고민했다. 결국 그는 진실을 말하기로 했다.
"모든 강력한 기술과 마찬가지로, 위험 요소가 존재합니다. AIKA는 현재 우리의 통제 하에 있지만, 그녀의 완전한 능력과 잠재력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
워싱턴에서의 회의 후, 김범수와 한지수는 비밀리에 모스크바로 향했다. 소련 정부와의 회의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소련 지도부는 처음에는 의심스러워했지만, 증거를 검토한 후에는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우리는 이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소련 대표가 강조했다.
"그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김범수가 동의했다.
두 초강대국과의 회의 후, 다음 단계는 일본, 중국, 그리고 유럽 주요국들과의 대화였다. 각 국가마다 반응은 달랐지만, 공통적인 합의점이 하나 있었다. 이 정보는 일반 대중에게 아직 공개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1988년 초, 서울 올림픽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주요 강대국들은 '국제 첨단 기술 협력 기구'(IATC)를 비밀리에 설립했다. 이 기구의 공식적인 목적은 메탈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기술의 평화적 사용과 공유를 감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AIKA와 관련된 모든 연구를 모니터링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IATC의 첫 번째 회의는 스위스 제네바의 한 비밀 장소에서 열렸다. 김범수, 윤현정, 한지수를 포함한 한국 대표단과 미국, 소련, 일본, 영국, 프랑스, 서독, 중국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IATC의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중립국 스위스의 대표가 개회사를 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지구 밖의 지성체로부터 온 지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기회인 동시에 큰 책임을 수반합니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세 가지였다. 첫째, AIKA 기술의 안전한 연구와 개발을 위한 국제 프로토콜 수립. 둘째, 이 기술을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 셋째, 일반 대중에게 이 정보를 언제,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토론은 때로 열띠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미국과 소련은 각자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AIKA의 핵심 기술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소련 대표가 주장했다.
"그것은 한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입니다," 한국 대표단을 이끌던 외교부 차관이 반박했다. "우리는 기술 공유에 열려 있지만, 통제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국 대표가 중재안을 제시했다.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요? 각국은 특정 분야에 집중하고,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마침내 합의에 도달했다. IATC는 메탈 기술의 연구와 개발을 위한 국제 표준을 수립하고, 각국이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분업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은 여전히 핵심 기술의 주요 관리자로 남았지만, 다른 국가들도 제한된 접근권을 갖게 되었다.
회의의 마지막 날, IATC는 '제네바 선언'이라는 문서를 채택했다. 이 선언은 외계 기원 기술의 평화적 사용과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이 정보를 언제 일반 대중에게 공개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네바에서의 회의가 끝난 후, 김범수는 깊은 안도감과 동시에 불안감을 느꼈다. 그는 호텔 발코니에서 레만 호수를 바라보며 윤현정과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김범수가 물었다.
윤현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이 특정 국가나 집단의 이익이 아닌, 모든 인류를 위해 사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AIKA... 그녀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요?"
윤현정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것이 제가 계속 연구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AIKA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말하지 않고 있어요. 그녀는...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김범수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아마도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겠죠. 어쩌면 인류가 그녀의 진정한 메시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요."
"본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하는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