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불 꺼진 지구입니다(4)

제4부. 굿바이 몰디브

by 공감디렉터J

1장.


미국 네바다 사막 한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외부에서 보면 평범한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들이었지만, 내부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AI 시스템들이 작동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박은 특별 허가를 받아 이 시설을 방문했다. 그녀는 시설 책임자인 로버트 첸과 함께 거대한 서버실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데이터센터 하나가 소비하는 전력량은 라스베이거스 전체와 맞먹습니다," 로버트가 설명했다. "냉각 시스템만으로도 중소도시 하나를 운영할 만한 전력이 필요하죠."


엘리자베스는 끝없이 이어진 서버 랙을 바라보았다. 천장까지 높이 쌓인 검은색 장비들이 가동될 때마다 내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마치 거대한 생명체의 심장박동처럼 들렸다.


"이 모든 서버들이 정확히 무슨 작업을 수행하고 있나요?" 그녀가 물었다.


로버트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대부분은 기업 AI 모델의 훈련과 추론 작업입니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 필터링, 검색 엔진 최적화, 자동 번역, 이미지 생성... 그리고 일부는 정부 기관의 데이터 분석 작업도 있습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추며 덧붙였다. "사실... 많은 작업이 그저 광고를 더 효과적으로 표적화하거나,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을 분석하는 데 사용됩니다.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작업은 아니죠."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미 그런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인류가 에너지 위기로 고통받는 동안, 막대한 전력이 비필수적 AI 작업에 낭비되고 있었다.


"글로벌 AI 에너지 절약 프로토콜은 어떻게 이행하고 계신가요?" 그녀가 질문했다.


로버트의 표정이 불편해졌다. "공식적으로는 우리의 전력 소비를 30% 줄였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엘리자베스가 추궁했다.


"실제로는 오프사이트 백업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의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영진은 이를 '비즈니스 연속성 보장'이라고 부릅니다."


엘리자베스는 충격을 받았다. 이것은 국제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었다. 그녀는 이 정보를 마르코와 한지훈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시설의 전력 관리 센터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경보음이 울렸다.


"냉각 시스템 오류입니다," 로버트가 태블릿을 확인하며 말했다. "C-구역의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어요."


그들은 서둘러 통제실로 향했다. 모니터에는 빨간색 경고창이 가득했다. 기술자들이 당황해하며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죠?" 엘리자베스가 물었다.


"외부 온도가 너무 높아 냉각수의 온도를 충분히 낮출 수 없습니다," 한 기술자가 설명했다. "네바다 사막의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로버트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비필수 서버를 모두 셧다운하세요. 당장."


"하지만 그러면 분기 성과 목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다른 관리자가 항의했다.


"시스템이 과열되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가 단호하게 말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엘리자베스는 조용히 이 상황을 관찰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현실이었다.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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